하나의 브랜드에 만족 못하는 외식·아웃도어업체
세컨드라이프는 개인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기업들 역시 자사의 브랜드 전략에 있어 '세컨드' 개념을 적극 활용한다. 아웃도어업계가 주력브랜드의 '보완제'로 사용하는 경우라면, 외식업종에선 다양한 상권과 소비자를 수용하기 위해 '세컨드브랜드'가 전략무기로 사용된다.
아웃도어업계 3위를 달리고 있는 K2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와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배우 이민호 덕에 요즘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 2006년 선보인 K2의 세컨드브랜드 '아이더'가 올해 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네파 역시 제2의 아웃도어 브랜드 '이젠벅'을 선보여 올해안으로 매장 수 100개, 매출 180억원 달성을 내다본다. 이젠벅 역시 가수 겸 배우인 서인국과 걸그룹 씨스타를 전속모델로 내세웠다.


이처럼 국내 아웃도어업계에선 신세대 스타를 앞세운 '세컨드브랜드'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아웃도어시장이 불황 속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성장률이 10% 초반으로 둔화된 상황에서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세컨드브랜드의 필요성이 한껏 대두돼서다.

앞서 언급한 기업 외에도 아웃도어업계는 밀레가 세컨드브랜드 '엠리미티드'를 최근 정식 론칭했고, 블랙야크도 글로벌 5대 브랜드인 미국의 '마모트'와 10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등 세컨드브랜드 확보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웃도어 대부분이 40~50대 중·장년층을 겨냥했다면 세컨드브랜드는 20~30대를 타깃으로 한다"며 "가격을 낮추고 제품군도 기존 등산복 일색에서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사실 세컨드브랜드를 시장의 전략상품으로 내세운 움직임은 외식업계에서 먼저 시작됐다.

아워홈은 수제버거 전문브랜드 '버거 헌터'의 세컨드브랜드인 '버거 헌터 플러스'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버거 헌터가 테이크아웃 서비스 형식의 '캐주얼 레스토랑'이라면 버거 헌터 플러스는 고급 메뉴와 서비스를 추가한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이 같은 고급 전략을 통해 버거 헌터 플러스는 현재 신도림 디큐브시티, 롯데백화점 강남점, 강남센트럴시티 등 백화점과 대형쇼핑몰 중심으로 입점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중이다.

CJ푸드빌도 지난 2011년 말 론칭한 디저트카페 브랜드인 '투썸커피'의 직영점 숫자가 확산일로에 있다. '투썸'의 세컨드 브랜드인 투썸커피는 기존 투썸이 25세 이상 직장인 여성을 대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매장인 것과는 달리, 18~24세의 여성을 집중 공략했다. 현재 서울 강남역, 신사동 가로수길 등 중심상권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투썸커피의 영역이 확장세에 있다. CJ푸드빌은 이 브랜드의 해외진출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이랜드 역시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의 세컨드 브랜드인 '애슐리W'를 앞세워 신촌, 명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상권에 가두점으로 입점하며 20~30대와 가족 단위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기존 브랜드로 구축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세컨드브랜드를 앞세워 새로운 소비자층을 추가 공략하는 것이라면, 외식업계는 세컨드브랜드로 다양한 상권과 소비자를 공략하는 전략을 펴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