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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DB |
경제가 호전되면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옮겨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신흥국은 선진국 대비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신흥국으로 돈이 이동하지 않고, 선진국에서만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위험도가 높고 메리트가 떨어지는 신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성장이 기대되는 선진국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경쟁력이다.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기대감은 여전히 좋다. 인건비도 여전히 신흥국이 저렴하다. 그러나 신흥국들의 물가가 오르고 선진국들의 경제상황은 많이 호전되면서 신흥국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 등은 2008년 이후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실업률이 급상승했다. 이는 인건비가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인건비는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수준이다. 또한 선진국들은 경제회생을 위해 많은 돈을 풀었다. 이는 결국 환율가치의 하락을 불러왔다.
반면 신흥국들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인건비가 크게 올랐다. 여기에 물가도 올랐고 환율가치도 급상승했다. 절대적인 수치에서는 여전히 선진국보다 좋지만 2008년 당시 자금이 집중될 때와 비교하면 투자메리트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재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자금이 움직이는 시장은 중앙은행이 나서서 환율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가, 경제성장을 위한 내수정책이 있는가에 따라 구분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시장은 돈을 풀고 있는 중이며 저금리 기조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해외자금이 들어오면서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자산가격 버블 우려가 나타나 금리가 인상되고 있다"며 "금리면에서 선진국은 낮고, 신흥국은 높은 추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 QE 종료 후 돈 더 몰린다
현재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시각이 맞춰져 있다. 지난 6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글로벌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이후 버냉키 의장은 한발 물러서는 듯 조심스러운 발언을 했지만, 양적완환 축소에 대한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역시 2분기 GDP 성장률이 1% 이하로 내려가도 자산매입 규모 축소 계획을 지속할 것이냐는 하원의원들의 질문에 "연준이 강조하는 것은 하반기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며 단순히 성장률 지표에 좌우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지속할 경우 중앙은행이 내달 대규모 국채매입 부양책을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별다른 일이 없다면 양적완화 축소가 9월 중 시작될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권규백 이트레이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발언은 경제지표의 단기적인 등락이 아니라 추세를 본다는 것이며 따라서 미국경기 추세가 회복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7월 고용지표를 보면 고용자수가 예상을 하회한 16만2000명으로 부진해 보이지만 과거 미국 고용증가(2010년 이후 평균인 15만5000명, 2004~2007년 평균인 16만명)와 비교할 때 양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15만명 정도의 고용증가가 필요한데 16만2000명을 부진하다고 폄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적완화를 축소(또는 종료)하면 일시적으로 미국시장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미국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 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를 종료하면 조정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하지만 대전제는 미국경제가 정상화됐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투자의 기회가 되는 만큼 자금은 더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下편 <경기침체 벗어난 EU>에 계속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