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의 시대’에서 찾은 교훈

‘범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의 속뜻은 무엇일까. 아무리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라도 이성과 생각의 힘을 한껏 발휘하면 위기를 벗어날 방도가 보인다는 것 아닐까. 난국에 부닥쳤을 때 우리 두뇌의 생각하는 힘이 두려운 마음을 정리하고 행동을 지시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성공철학자인 나폴레온 힐의 유작인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부와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 그 전제 또한 명쾌하다. 사고가 행동을 지배하고, 행동이 습관을 지배하며, 습관이 삶을 만든다. 결국 사고의 힘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돋보이는 부분이자 특이한 점은 바로 악마라는 존재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일면 허구 같은 스토리텔링의 방식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악마를 만나거나 안 만났거나 하는 사실 여부가 아니라 악마가 주는 교훈이다. 흥미로운 것은 나폴레온 힐이 책을 집필한 미국의 대공황 상황이 글로벌 경제 위기에 처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과 더불어 이 땅의 청춘을 두렵게 하는 우리의 상황도 매한가지라는 점이다. 그래서 악마의 교훈은 더 와 닿는다. 시대가 어렵다. 경제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개인이 지고 가야 하는 심리적인 짐들이 너무 많아졌다. 하지만 그 원인은 결국 자신으로부터 시작됨을 깨달아야 한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 부모와 공교육이 만들어 놓은 지식과 가치의 틀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바로 악마가 말하는 ‘방황자’다. 자신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고 타인의 기준에 자신의 행복을 맞춰가는 사람들이다. 사실 최근에 유행하는 인문학 열풍과 심리학 도서들의 약진은 나폴레온 힐의 책에서 말하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관련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문학은 남이 아닌 나를 성찰하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아폴론 신전에 새겨진 신탁처럼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인문학의 시작과 끝이다. 이 말에는 자신의 기준, 나의 생각, 나의 한계 등 나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적 사고가 집약돼 있다.

지금은 방황자가 많은 시대다. 이유는 부모도 학교도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고, 자신의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말하지도 못하게 습관화 됐기 때문이다. 학교를 졸업해도 마찬가지다. 30~40대 사춘기 직장인들이 많아지는 이유도 이 책에서 악마의 입을 통해 나온 이야기 그대로 담겨있다. “나는 학교를 졸업한 자들을 방황자로 전락시키고, 그들이 단지 생계를 유지하는 것 말고는 어떤 뚜렷한 목표나 목적도 없이 첫 직장을 선택하게 만들지.”

방황을 종료하고 이기는 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답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이게 자신의 생각인지 아닌지,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는 가운데 우리는 다시 방황하게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신념이다. 열망과 재능 그리고 자신의 사고로 완성된 목표에 대해서 신념이 추가되면 흔들림 없는 인생의 길이 닦이게 되는 셈이다. 신념은 목표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다시 습관을 낳고, 습관은 인생을 만들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기웃거리지 말 일이다. 오히려 고요한 수면에서 달을 읽는 물고기의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라. 그리고 하나씩 점검하라. 나의 마음에 새겨진 무늬와 나의 지금 행동이 일치하고 있는지를.

나폴레온 힐 지음 | 흐름출판 펴냄 | 1만6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