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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머리 소년은 무슨 좋은 꿈을 꾸는지 얼굴에는 미소가 어려 있고, 가끔 몸을 뒤척이며 돌아눕는다.
산들 바람이 불어 볼을 스치자 소년은 살며시 눈을 뜨고 한창 벼를 다듬는 어머니 뒷모습을 바라본다. 잠에서 들깬 나른한 눈빛으로 어머니 뒷모습을 그렇게 바라보던 소년의 얼굴엔 다시 미소가 어린다.
그리고 버드나무에 걸려 있는 하얀 뭉게구름을 보며 “난 저 구름처럼 높이 올라 갈 거야! 서울에 올라가서 사업을 해야지. 그래서 높은 빌딩도 사고, 우리 부모님께도 좋은 옷 좋은 집을 사줘야지.”
나의 집은 가난했다. 학교를 파하면 항상 어머니를 돕기 위해 논으로 달려갔다. 여덟 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아홉 형제를 먹여 살려야 하는 어머니는 어린 아이의 눈에도 늘 애처로워 보였다. 소년의 꿈은 어머니의 가녀린 등을 바라보면서 시작되었다.
성공을 향한 첫 시작은 그렇게 거창한 결심을 요구하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르는 호기심에서 출발하면 된다. 나의 시작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했으며,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촌놈의 아주 작은 소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실패라는 생각하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다.
신고식 치고는 혹독한 편이었다. 그리고 난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며 성장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느 날 갑자기 백만장자가 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어려움을 겪고 실패의 과정을 거치게 되며, 아주 작은 성공에서부터 좀 더 큰 성공을 이루고, 또 그것을 발판으로 조금씩 더 성장하게 된다.
내가 지금의 자그만 성공을 이룬 이유는 간절함과 진실함을 가지고 꿈을 대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자가 되고 싶었던 꿈은 어쩌면 카페베네를 하기 전 모두 이루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잘 먹고 잘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카페베네를 만들었다. 만약 실패했더라면 나는 알거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카페베네를 하기 전 나는 부자가 아니라 진정한 사업가가 되고 싶었다.
꿈꾸는 사업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꿈에 진실하다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도 있다. 사업가는 실패를 예상하지 않는다. 작은 실패는 곧 더 큰 꿈을 꾸는 거름이 될 것을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이다.
5살 나이의 어린 카페베네는 지금 해외 200개, 국내 900개 등 1,100개 점포망을 구축했다. 2020년, 12살 청소년 카페베네는 전 세계에 1만 개 점포를 구축할 것이라는 꿈을 꾼다. 그리고 20살의 카페베네는 가녀리지만 아홉 형제의 생계를 책임졌던 어머니의 뒷모습처럼 누구보다 강한 모성을 보여주리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