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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제일제당·삼성물산과 함께 삼성그룹의 모태가 되는 사업이다. 제일모직은 삼성전자의 성장과 함께 패션사업보다는 소재·부품 기업으로 탈바꿈한지 오래다. 1954년 직물사업을 시작한 이후 80년대에는 패션사업을, 90년대에는 케미컬사업을 육성한 데 이어 2000년대에는 각종 전자기기의 원료가 되는 전자재료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삼았다.
2000년 이후 제일모직의 알짜는 소재·부품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소재·부품 분야의 매출액은 전체의 70%에 달한다. 올해 실적 기준으로 전자재료와 화학부문을 합친 이익률이 11.2%인 반면 패션부문은 2.7%에 불과하다. 올해 패션부문이 부진한 영향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소재 분야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제일모직이 내부적으로도 패션·섬유, 전자재료, 케미컬 등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어서 시너지를 내기 힘든 점도 이번 분할을 움직이는 계기가 됐다.
남겨진 제일모직은 앞으로 패션부문 매각대금 1조500억원의 여유자금을 쥐게 된다. 앞으로 전자재료·케미컬 부문에 대한 투자가 예상된다.
조우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OLED 부문 2000억원(Novaled 인수), 편광판 증설 4000억원, 2차 전지 분리막 600억원, PC(폴리카보네이트) 증설 2000억원, 삼성 전자소재연구단지 투자 900억원 등의 투자가 예상된다"며 "이 사업들은 영업이익률이 5~15% 수준으로 회사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며 삼성그룹의 신성장 동력과 연계돼 있어 실적 가시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일모직에서 '모직'이 빠지다보니 사명변경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는 아직 준비된 게 없다"며 "그룹의 모태인 만큼 제일모직이라는 사명에 대한 상징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