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EV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열을 식히기 위한 라디에이터가 필요없다. 또한 배출가스도 없어 차량 뒤쪽에 머플러도 없다(사진=류승희 기자)
스파크EV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열을 식히기 위한 라디에이터가 필요없다. 또한 배출가스도 없어 차량 뒤쪽에 머플러도 없다(사진=류승희 기자)


지난 2011년 기아자동차가 '레이EV'를 출시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전기차시장이 열렸다, 기아차에 이어 지난 8월 한국지엠이 '스파크EV' 생산에 들어갔으며, 르노삼성차 역시 조만간 'SM3 Z.E'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내년에는 BMW가 'i3'를 내놓을 계획이다.

전기차시장이 본격화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에 대한 지식(?)은 아직 부족하다. 특히 AD모터스나 CT&T에서 먼저 선보인 저속전기차로 인해 전기차는 속도를 못 내고, 힘도 부족한 '장남감 같은 차'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꽤 된다.

그러나 대형자동차회사들이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는 다르다. 이들 전기차는 100km/h가 넘는 속도로 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우수한 점도 많다.

에너지 효율 뛰어나 전기차

현재 판매되고 있는 차량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있다. 이들을 구분하는 것은 동력원이다.

내연기관은 기존의 자동차로 엔진에 가솔린이나 디젤 등의 연료를 혼합해 압축 폭발시켜 그 힘으로 차를 구동시키는 동력을 얻는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을 바탕으로 하면서 모터가 보조적인 동력원으로 사용된다. 전기차는 엔진 대신 모터로 동력을 얻는 차다.

전기차의 힘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하이브리드차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는 고속일 때는 내연기관을 사용하고, 저속일 때만 모터의 힘을 사용한다.

그러나 전기차가 힘이 약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스파크EV의 최대출력은 143마력이며, 최대토크는 57.4kg·m이다. 반면 가솔린 스파크의 최대출력은 70마력, 최대토크는 9.4kg·m다. 전기차의 힘이 월등히 좋음을 알 수 있다.

전기차의 파워가 더 뛰어난 것은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병직 한국지엠 미니BEV 담당 상무는 "내연기관은 효율이 아무리 좋아도 30~40%, 터보차저나 슈퍼차저를 써도 40~5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며 "반면 전기에너지는 90% 이상을 동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효율성을 따지면 엄청난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이다. 전기로만 구동하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엔진음 등의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전기차의 친환경적 특징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량에 비해 외부와 내부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외형의 경우 전기차는 모터로 동력을 얻기 때문에 차량 뒤쪽에 머플러가 없다. 또한 엔진이 없어 엔진의 열을 식힐 필요도 없다. 따라서 라지에이터와 라지에니터그릴이 필요치않다.

내부를 보면 전기차는 기어변속이 필요 없기 때문에 계기판에 rpm게이지가 없고 대신 파워를 나타내는 부분이 있다. 또 센터페시아에는 모니터를 설치, 전기차의 운행상태를 보여준다.

스파크EV 내부 rpm게이지 대신 파워를 보여주는 계기판(사진=류승희 기자)
스파크EV 내부 rpm게이지 대신 파워를 보여주는 계기판(사진=류승희 기자)

전기차 운행상태를 알리는 센터페시아 모니터(사진=류승희 기자)
전기차 운행상태를 알리는 센터페시아 모니터(사진=류승희 기자)

전기차, 왜 소형·경차 기반일까

현재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는 경차 또는 소형차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소형차를 기반으로 전기차가 개발되는 이유는 현재 전기차의 개발 콘셉트가 도심 출퇴근용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은 주행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공식 주행거리가 가장 긴 스파크EV도 완전 충전 후 130km 정도에 불과하다.

이병직 상무는 "전기차는 여러 사람이 타거나 많은 짐을 싣고다니기 위해 개발된 차가 아니기 때문에 클 필요가 없다"며 "출퇴근용으로 적당한 사이즈에 소비자의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는 것에 개발 콘셉트가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전기차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배터리 때문이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 전기차를 중형차로 개발하면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를 키워야 하는데, 크기에 따라 배터리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즉 경차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는 일반경차에 비해 가격이 3배가량 비싸지만, 중형차 이상이 되면 가격이 10배 이상 비싸지게 되는 것이다.

이 상무는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자동차 가격이 엄청나게 오른다"며 "결국은 최적화된 포인트가 얼마인가의 문제인데, 효율성 측면에서 소형(경차)이 낫다"고 설명했다.

기존차량을 기반으로 전기차를 만든다면 중형차보다는 소형차, 소형차보다는 경차 모델을 기반으로 했을 때 주행거리를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배터리의 가격이 빠르게 낮아진다면 다음 전기차는 중형차가 아니라 대형차 기반이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현재 시장상황에 적당한 사이즈, 가격, 주행거리를 낼 수 있는 전기차는 경차기반"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병직 한국지엠 상무(사진=
전기차 충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병직 한국지엠 상무(사진=

유지비 측면에서 훨씬 유리

전기차가 내연기관에 비해 가장 유리한 점은 유지비다. 한국지엠은 스파크EV를 7년 운행하면 연료비만 스파크에 비해 1200만원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엔진과 기어가 없기 때문에 엔진오일, 기어오일 등이 필요하지 않다.

여기에 친환경차량에 대한 다양한 혜택도 있다. 우선 구입 시 취등록세가 면제된다. 또 공영주차장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 경차와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전기차는 무상보증기간도 길다. 레이EV의 보증기간은 6년 12만km이며, 스파크EV는 8년 16만km다.

이병직 상무는 "전기차가 비싸다고 하지만 부품에 대한 보증기간이 길고, 운전자가 부담할 소모성 부품이 적을 뿐 아니라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따라서 유지비 차원에서 보면 내연기관에 비해 훨씬 저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