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삼성전자 만드는 'R1에서 R5까지'

삼성전자의 혁신 R&D 산실인 '종합연구소'(R1)와 'DMC연구소'(R2)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올 연말 철거를 앞두고 있어서다. 1980년 설립된 R1은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표이사(CEO)로 재임한 2008년까지 대표이사 사무실이 있던 상징적인 곳이기도 하다. 1987년 문을 연 R2는 국제 전자파 규격 자체평가 및 인증체계를 완비해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데 획기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 30여년간 무수한 혁신연구를 담당했던 R1과 R2는 이제 철거돼 녹지공간으로 바뀐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혁신 연구·개발(R&D)은 '정보통신연구소'(R3), '디지털연구소'(R4)와 함께 가장 최근에 개소한 '모바일연구소'(R5)가 담당하게 됐다.

R3는 2001년 휴대폰·통신사업의 세계화를 목표로 건립된 곳으로 통신·멀티미디어분야 연구인력들이 모여 DMB폰 등을 비롯한 다양한 세계 최초 휴대폰들과 차세대 와이브로시스템, 3.5~4세대 이동통신 표준기술 등을 개발했다.

TV를 비롯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의 일류화를 위해 2005년 문을 연 R4는 삼성전자가 세계 TV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서 7년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하는 데 대들보 역할을 했다. 과거 가전제품의 생산단지로 시작했던 수원 디지털시티가 'R&D의 메카'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문을 연 R5는 바로 옆에 위치한 R3, R4와 함께 새로운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연구중심지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첨단 모바일기기연구 산실, 'R5'

"R5는 삼성휴대폰이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곳이다."

신 대표이사는 지난 6월10일 R5의 문을 열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의 5번째 연구소를 의미하는 'R5'는 휴대폰과 관련한 가장 최신기술연구가 진행되는 곳이다. 지난 2010년 12월 공사를 시작한 후 약 2년6개월만에 완공한 R5는 지상 27층, 지하 5층, 연면적 30만8980㎡ 규모의 트윈타워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분산돼 있던 휴대폰 R&D 인력 등은 물론 모바일기기 관련 특수실험실들을 R5에 통합해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이곳에서는 모바일제품 상용화와 관련 한수 앞을 내다보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가장 단적인 예가 '어쿠스틱랩'(오디오랩·음향연구소)의 무향실. 방음처리를 단단히 해 외부의 소음를 원천차단하고 내부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흡수한다. 반사음을 없애 모바일기기에서 나는 소리가 얼마나 정확히 전달되는지 분석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또 휴대폰과 사용자의 거리가 음질에 주는 영향도 분석한다. 유럽, 미주, 인도 등 지역마다 다른 소음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다. 카페나 도로 등과 같은 다양한 소음을 틀어놓고 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밖에 국제공인을 받은 전자파적합성(EMC) 실험실과 블루투스·와이파이 실험실은 물론 안테나실험실, 오디오&개발실 등 첨단 실험실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개발-검증 간 유기적인 업무가 가능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