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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
올해 초 증권사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하향 조정되자 인컴펀드를 브라질채권이나 월지급식 ELS와 함께 대표적인 절세상품으로 내세웠다. 이후 다른 수식어가 붙으면서 인컴펀드는 어디에 기준을 둬도 투자하기 적합한 상품이 됐다.
하지만 정작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시중금리+α수익 추구'라는 말을 무색케 한다. 또한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해 '중위험·중수익'상품이라는 설명과는 달리 자산에 따라 주식형펀드와 마찬가지로 고위험에 해당하는 펀드도 있다.
게다가 인컴펀드를 절세상품으로 묶을 경우 자칫 상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절세혜택만 보고 투자자들이 가입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름값 못하는 펀드 성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다보니 '시중금리보다 높다'는 말만 들어도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다. 이에 많은 상품들이 '시중금리+α'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인컴펀드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로 수익률이 시중금리를 넘어선 인컴펀드는 열손가락에 꼽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현재 국내에 설정된 55개 인컴펀드 중 최근 6개월 수익률이 시중금리 3%를 넘어선 건 6개에 불과했다. 오히려 절반이 넘는 35개의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시중금리보다 낮았다.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도 있었다. KB자산운용의 'KB이머징국공채인컴자(채권)A'다. 또한 지난 2월 설정된 지 4개월여 만에 판매고 1000억원을 넘어서며 인컴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슈로더아시안에셋인컴'의 경우 최근 6개월 수익률이 -5.59%로 저조하다. 이는 같은 기간 -2%대를 기록한 해외채권형펀드나 해외채권혼합형펀드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특정펀드를 투자자에게 설명하는데 있어 펀드의 운용전략이 아닌 특징 위주로 설명할 경우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인컴펀드가 그렇다는 얘기다.
이대희 하이투자증권 상품전략팀 선임차장은 "간혹 투자자 중에는 '안정적으로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는 말을 원금을 보장해준다는 말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상품을 설명할 때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부분을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칫 '시중금리+알파'라는 말이 은행처럼 원금은 보장되고 이자를 추가로 주는 형태로 오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키움증권 금융상품팀은 "인컴펀드는 기대수익률 자체로만 보면 시중금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가입 후 자산운용회사의 투자능력과 투자방향에 따라 그 수익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투자전략은 같아도 자산운용사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절세효과 역시 마찬가지다. 인컴펀드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절세혜택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해 최대 41.8%의 종합소득세율을 적용받는 투자자에 한해 양소득세 22%만 부담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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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이자 나오지만 원금은 마이너스 될 수도
모든 인컴펀드를 중위험·중수익으로 묶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컴펀드의 자산이나 운용전략에 따라 고위험으로 분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형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시장에서 중위험·중수익이라는 말이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위험기준이 정형화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으로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인컴펀드의 경우 자산군에 따라서 채권형펀드, 채권형혼합형펀드, 주식형펀드, 절대수익형펀드 등 유형이 다양하게 나뉘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컴펀드는 유형별로 성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지난 2월에 설정된 '미래에셋배당과인컴자(채혼-파생)종류A'는 주식혼합형으로 최근 6개월 수익률이 2.63%다. 반면 해외주식혼합형인 '슈로더아시안에셋인컴(주혼-재간접)종류A'와 해외채권형인 'KB재형이머징국공채인컴자(채권)'는 각각 -5.59%, -11.29%를 기록했다.
일반 주식혼합형보다 해외형 인컴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는 미국 때문이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언급되자 금리가 올랐다. 반면 미국 채권가격은 하락했다. 대부분의 해외형 인컴펀드가 자산으로 미국 국채를 담고 있어 이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이다.
이러한 채권가격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로 이어질 경우 월지급식 인컴펀드의 경우 매월 약정된 이자는 지급되지만 원금에서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대희 선임차장은 "매월 이자를 지급받은 월지급형 인컴펀드의 경우 펀드를 만들 때 쿠폰(이자) 지급을 설정해놓기 때문에 채권가격이 하락해도 이자는 매월 지급된다"며 "하지만 평가금액(원금)은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컴펀드 투자를 결정할 때는 따라붙는 수식어보단 운용전략이나 투자자산을 면밀히 살펴보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상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특정 혜택만 고려해 상품에 가입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희 선임차장은 "월이자 지급이나 자산배분 측면에서 인컴펀드만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면서 "공격적인 성향이면 배당인컴펀드를,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멀티에셋이나 자산변동성이 낮은 인컴펀드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