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이 시작되었다. 특히 올해는 태풍 등의 풍수피해를 전혀 받지 않아 김장배추가 풍년이다 보니 예년보다 김장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배추값이 50%가량 하락했고, 이 때문에 김치를 밖에서 사먹지 않고 집에서 담그겠다는 사람이 77%로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김장비용이 줄어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대한민국 주부들의 부담이 늘어난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거보다 김장을 담그는 규모가 줄었다고는 하나, 한 자리에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있거나 김장 재료가 담긴 무거운 용기들을 들고 이동하는 일이 많다 보니 주부들의 관절과 척추는 혹사당하기 마련. 때문에 주부들은 해마다 김장이 끝나면 온 몸이 쑤시는 ‘김장 후유증’을 호소한다.

▶ 쪼그려 앉으면 체중의 7배를 관절이 부담... 식탁과 보조의자 사용하면 편해

김장을 할 때는 배추를 저리고, 양념을 버무리는 등 쪼그려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하지만 이는 관절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 자세다.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체중의 7배 이상 되는 압력이 무릎 관절에 가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장철의 쌀쌀한 날씨는 관절을 경직시켜 통증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다.

구로예스병원의 김훈수 원장은 “우리나라 여성들은 청소와 빨래 등 쪼그려 앉아 하는 가사노동의 빈도가 높기 때문에 남성들보다 관절 환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김장을 할 때는 낮은 협탁이나 식탁에 재료를 올려놓고 허리와 무릎을 세워 작업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바닥에서 해야 하는 경우라면 보조의자를 사용하면 무릎 관절에 전해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끊어질듯한 허리 통증. 스트레칭 중요, 김치통 들 때는 하체힘 활용해 들어야
가뜩이나 평소에도 자주 아픈 허리에게 김장은 가혹한 형벌이다. 하루 종일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배추와 무를 씻고, 버무리다 보면 허리 한번 제대로 펼 시간이 없다. 

오랜 시간 구부린 채 김장을 할 경우 허리는 서있을 때 보다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하중을 받는다. 여기에 무거운 김치통을 무리해서 들다 허리를 다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김훈수 원장은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틈틈히 일어나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무거운 김치통을 옮길 때는 관절과 척추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사람이 함께 들어야 한다. 허리힘만으로 김치통을 들어올릴 경우 척추 손상의 우려가 있으므로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몸을 김치통에 최대한 밀착시켜 천천히 하체힘을 활용해 드는 것이 요령이다.”고 말했다.

가족들을 위해 맛있는 김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 김장 후에는 일단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찜질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 관절이나 척추에 경미한 증상을 보이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도 좋다. 

(도움말 : 구로예스병원 김훈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