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김포점의 경우 점심 장사가 잘 된다. 16년간 고깃집과 한식당의 조리 일을 해온 업주의 손맛으로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내는 반찬과 푸짐한 쌈밥 메뉴 구성 덕분이다. 김포 일대에서는 ‘주부들의 점심 아지트’로 입소문이 났다.
◇ 칼국숫집보다는 고깃집이 낫다?
업주가 조리 경험과 노하우가 어느 정도 있는 경우 식당 경영도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주방 오퍼레이션과 음식을 알면 효율적인 동선 관리가 가능하고 손님 니즈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칼국숫집보다는 고깃집이 낫다?
업주가 조리 경험과 노하우가 어느 정도 있는 경우 식당 경영도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주방 오퍼레이션과 음식을 알면 효율적인 동선 관리가 가능하고 손님 니즈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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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점도 마찬가지다. 홍상희 대표는 16년 정도 고깃집과 한식당에서 조리 일을 했다. '태백산'을 오픈하기 전에는 인천 부평구 롯데마트 지하상가에서 자그마한 칼국숫집을 운영했다.
4년 정도 장사를 하다가 현재 김포 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 후로도 2년가량 칼국수와 수제비를 팔았다. 면 장사가 다 그렇듯 원가가 저렴해 수익성은 제법 좋은 편이다. 그러나 주문 시 즉석에서 반죽하고 조리하는 시스템으로 인건비가 많이 들어갔다.
아무리 ‘국수 장사는 단가보다 회전율 싸움’이라고는 하지만 5000원짜리 칼국수를 팔아 수익을 남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당시 칼국숫집을 함께 운영했던 친누나로부터 '태백산' 검단본점의 이동복 대표를 소개 받았다. 좋은 고기를 선별하는 안목과 한식당에서 오랜 시간 음식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린다면 오히려 면보다는 육류 쪽이 나을지도 몰랐다. 칼국수 장사 6년 만에 고깃집으로 업종을 과감하게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때가 2005년이었다. '태백산' 김포점이 위치해있는 김포 사우동은 아직 발전이 많이 되지 않은 자그마한 도시다. 당시만 해도 유동인구가 거의 없을뿐더러 오가는 손님 대부분이 동네 주민 정도였다. 메뉴도 단출하게 구성했다.
국내산 육우 등심과 양념돼지갈비, 매운 항아리 양념구이가 전부였다. 점심보다는 저녁 장사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식사메뉴는 육회비빔밥과 된장찌개로 구색만 맞췄다. 아무래도 객단가가 2만원이 넘어가다 보니 전체 매출은 확실히 늘었다. 오픈 초창기에는 육회비빔밥으로 공중파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 구이메뉴 다양화, 육우에서 한우로 바꿨더니…
전체적인 메뉴 구성이나 맛은 그럭저럭 우수한 편이나 동네 사람들에겐 그저 평이한 고깃집이었다. 어쨌거나 칼국숫집을 운영할 때보다 ‘남는 장사’ 궤도에 들어온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132.23㎡(40평) 매장에서 월 2000만원 수익으로는 부족했다. 3년 간 고전했다.
◇ 구이메뉴 다양화, 육우에서 한우로 바꿨더니…
전체적인 메뉴 구성이나 맛은 그럭저럭 우수한 편이나 동네 사람들에겐 그저 평이한 고깃집이었다. 어쨌거나 칼국숫집을 운영할 때보다 ‘남는 장사’ 궤도에 들어온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132.23㎡(40평) 매장에서 월 2000만원 수익으로는 부족했다. 3년 간 고전했다.
더구나 2009년 광우병 사태가 터지면서 '태백산'을 비롯한 소고기전문점들의 상황이 악화됐다. 그 무렵 원산지이력제가 강화되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니즈도 높아졌다.
홍 대표는 기존 육우 대신 한우로 바꿨다. 등심뿐 아니라 갈빗살과 치마살, 토시살 등의 특수부위를 추가하면서 메뉴 구성 또한 다양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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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로 바꾼 후 소고기 매출 성적이 조금씩 좋아졌다. 평일 저녁 인근 공장 직원들의 단체 회식도 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돼지갈비 판매율이 70%나 차지할 정도로 우세하다. 아무래도 평일 점심과 주말 가족단위 방문율이 높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점심에는 웰빙쌈밥, 저녁에는 돼지갈비로 입소문이 나면서 ‘김포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
▲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품질과 등급이 뛰어난 한우를 꾸준하게 판매하다 보면 회식이나 접대, 비즈니스를 손님에겐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세미한정식풍의 푸짐한 웰빙쌈밥 판매율 80% 이상
'태백산' 김포점의 성공 키워드는 웰빙쌈밥(9000원)이다. 평일 점심과 오후 2~3시 경에는 주로 주부나 가족 단위가 많이 방문한다. 직장인이 주를 이루는 오피스 상권이 아니고서야 국밥과 갈비탕으로 점심매출을 활성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세미한정식풍의 푸짐한 웰빙쌈밥 판매율 80% 이상
'태백산' 김포점의 성공 키워드는 웰빙쌈밥(9000원)이다. 평일 점심과 오후 2~3시 경에는 주로 주부나 가족 단위가 많이 방문한다. 직장인이 주를 이루는 오피스 상권이 아니고서야 국밥과 갈비탕으로 점심매출을 활성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식당에서 제법 오랜 시간 메뉴 레시피를 잡아온 홍 대표는 히든카드를 꺼냈다. 한식 위주의 메뉴와 정갈한 반찬을 ‘퍼주기식 콘셉트’로 푸짐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고추장돼지불고기와 샐러드, 묵사발, 열무김치, 나물반찬, 장아찌 등 6~7가지 반찬과 보리밥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여기에 된장찌개와 우렁강된장, 동치미, 떡갈비까지 서비스한다.
쌈밥메뉴에 내는 돼지고지는 목살 부위를 사용한다. 슬라이스한 상태에서 고추장 베이스의 매콤한 양념에 즉석 양념해 센불에 볶아낸다. 매콤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이 은근하게 올라오고 센불에 짧은 시간 볶아 불맛도 가미됐다.
일부는 ‘고추장양념불고기’ 치고 크게 특색 있는 맛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개성 있는 맛보다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 무난한 맛’에 집중했다. 술안주가 아닌 푸짐한 점심 한 끼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는 그편이 낫다는 결론이다.
우렁을 넣고 자작하게 끓인 강된장도 인기 요소다. 건강식 보리밥에 각종 나물 찬을 넣어 비벼 먹어도 좋고 각종 쌈 채소에 불고기와 강된장을 올려 푸짐하게 싸 먹어도 든든하다.
된장찌개는 홍 대표 모친이 직접 담근 재래식 콩된장과 일반 시판 된장을 6대4 비율로 넣고 끓인다. 시골에서 먹던 엄마표 된장찌개 특유의 쿰쿰한 맛이 적절하게 우러난다.
웰빙쌈밥은 점심시간에만 80% 이상 판매된다. 마치 '새벽집'의 육회비빔밥처럼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가격대비 메뉴 구성력과 완성도가 높고 푸짐하기 때문에 가족단위, 특히 주부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
홍 대표는 “웰빙쌈밥에 들어가는 식재료비만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사실 남는 게 별로 없다. 그러나 웰빙쌈밥 메뉴 자체가 매장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 공짜 마케팅 효과를 보는 셈이다. 점심 손님이 저녁시간 고기 손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탕 음식이 아쉬운 40~50대 이상의 중년 남성이나 주당 손님들은 한우국밥(6000원)을 주문하기도 한다. 8시간 이상 끓인 사골육수에 구이용으로 썰고 남은 자투리 고기와 대파, 토란, 팽이버섯, 우거지, 무 등을 넣고 푹 끓여 낸다. 대구식 육개장처럼 달착지근하면서도 얼큰하고 개운한 맛이 특징.
◇ 우리 집 김치가 달라졌어요
매출 변화가 눈에 띄게 일어나기 시작한 건 매장 오픈 후 3년 정도 지나면서부터다. 육우를 한우로 바꾸고 구이메뉴 가짓수를 늘린 것도 한 몫 했지만, 무엇보다 반찬 퀄리티를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 우리 집 김치가 달라졌어요
매출 변화가 눈에 띄게 일어나기 시작한 건 매장 오픈 후 3년 정도 지나면서부터다. 육우를 한우로 바꾸고 구이메뉴 가짓수를 늘린 것도 한 몫 했지만, 무엇보다 반찬 퀄리티를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우선 동치미와 장아찌 종류에 가장 많이 신경 썼다. 화려하고 배부른 반찬보다는 고기를 깔끔하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 메뉴가 필요했다. 메인요리의 아성을 뛰어넘지 않으면서 포인트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으로는 김치만한 게 없었다.
큼직한 항아리 째 담아 제공하는 동치미는 이집의 별미다. 홍 대표 부부가 직접 담근다. 무가 맛있는 계절에는 대량으로 구매해 한꺼번에 담가놓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2~3일치 양을 그때그때 만든다.
동치미의 기본은 맛있는 무다. 똑같은 무라도 맛있는 부분은 동치미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국밥이나 된장찌개용으로 소진한다.
“햇무의 경우 땅에 묻어 있는 부분보다 햇빛에 노출되는 부분이 더 많다. 햇볕을 쬐는 부분은 무른 데다 싱거워서 맛이 없다. 땅 속에 깊이 파묻힌 부분이 단단하면서 맛도 진해 동치미를 담글 때 사용한다. 시원하고 쨍하는 맛이 깊게 우러나 주부들이 아주 좋아한다.”
직접 담근 열무김치도 뭉텅뭉텅 썰어 큼직한 대접에 푸짐하게 담아냈다. 장아찌는 케일과 마늘종, 총각무, 파뿌리, 열무 등을 넣고 한꺼번에 담아 골고루 섞어서 낸다.
'태백산' 김포점을 1주일에 기본 두 번 이상 찾는다는 김미희씨는 “보통 식당에서 제공되는 김치는 대부분 중국산이거나 조미료를 과하게 넣은 경우가 태반”이라며 “한정식집도 아닌 고깃집에서 동치미와 각종 김치를 정성껏 담가 손님상에 내니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한우불고기 활성화, 40평 매장 월매출 1억원 이상 ‘거뜬’
최근 한우등심불고기도 주력 판매하기 시작했다. 저지방 부위나 자투리 부위를 소진하기에 탁월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다. 한우불고기로 유명한 집들을 여러 군데 벤치마킹한 후 12가지의 과일과 한약재가 들어간 양념을 개발했다.
◇ 한우불고기 활성화, 40평 매장 월매출 1억원 이상 ‘거뜬’
최근 한우등심불고기도 주력 판매하기 시작했다. 저지방 부위나 자투리 부위를 소진하기에 탁월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다. 한우불고기로 유명한 집들을 여러 군데 벤치마킹한 후 12가지의 과일과 한약재가 들어간 양념을 개발했다.
주문 시 즉석에서 양념에 버무려 생불고기 형식으로 냈다. 1인분 1만3000원. 그러나 생각만큼 반응이 좋지 않았다.
우선 1인 기준 1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문제. ‘한우불고기’와 ‘즉석 양념’의 신선한 타이틀을 달긴 했지만 가격 저항선은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양념에 들어가는 재료를 최소화하고 즉석 양념 대신 2~3일 간 숙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9000원에 판매했다. 그제야 한우불고기를 주문하는 손님이 생겼다.
홍 대표는 “다른 업소의 성공 노하우가 내 매장에도 무조건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방문하는 손님의 성향이나 특성을 먼저 파악한 후 그에 맞는 메뉴 구성과 가격책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한우불고기는 현재의 전략대로 판매하되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볼 것이다. 중독성 있는 간장 양념 맛과 야들야들한 한우불고기의 식감이 잘 어울리기 때문에 웰빙쌈밥처럼 입소문만 난다면 수익성은 탁월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