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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마라톤 회의 끝에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로 NH농협금융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사회는 패키지 일괄매각 원칙을 놓고 일부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반대 의견에 부딪쳐 좀처럼 매듭을 짓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대주주인 정부의 일괄매각 원칙 고수 압박에 결국 의견이 하나로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와 우리금융은 줄곧 일괄매각을 강조해 왔지만, 패키지를 해체하고 매각을 진행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협금융지주가 일괄매각 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KB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만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다. 또 다른 참가자인 파인스트리트도 높은 패키지 가격을 써냈지만, 투자확약서(LOC) 불충분으로 밀려 났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 이사회에서는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농협금융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낸 KB금융을 떨어뜨면 향후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 고민에 들어갔다. 또 아비바생명·저축은행의 경우 농협금융 역시 장부가에 미달하는 가격을 써낸 탓에 향후 배임 소송이 제기될 것을 경계했다.
이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에서 우리투자증권 매각 과정에 배임 논란에 대해 "정부 입장에서는 배임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우리금융 이사회의 전향적 판단을 유도했다.
결국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간 넘도록 계속된 마라톤협상을 통해 우리금융 이사회는 최종 우선협상자로 농협금융을 선정한다는 의견일치를 봤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간담회를 열고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이후 합의된 안건을 상정해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예정보다 이사회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간담회를 거쳐 이사회까지 개최하는 과정에서 늦어진 것 같다"며 "곧 공식적인 자료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딜의 성공으로 NH농협금융은 단숨에 업계 1위로 오르게 됐다.
우리투자증권은 6월 말 기준 자산규모 25조9836억원으로 1위, 자본총계 3조4610억원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계 내부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인수 후에도 당장 통합되지는 않고 일단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지점은 통폐합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지점수는 현재 108개로 NH농협증권 32개와 합치게 되면 140개로 국내 최대 규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