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노하우로 만든 라면가게나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공업사 등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로 대변되는 ‘가업’ 문화가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38년간 수제화 제작을 해온 아버지의 사업을 딸이 온라인 사업으로 확장한 수제화 전문 쇼핑몰 ‘슈마허킴(www.schuhmacher.co.kr)’이 있다. 

독일어로 구두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슈마허(Schuhmacher)’와 가족의 성인 ‘김’을 더해 만든 브랜드 ‘슈마허킴’은 2008년 김원경(32) 대표가 자본금 천만원으로 시작한 쇼핑몰이다. 

▲ 슈마허킴 김원경(32) 대표 (사진제공=수마허킴·메이크샵)
▲ 슈마허킴 김원경(32) 대표 (사진제공=수마허킴·메이크샵)

김 대표는 “만약 다른 공장에서 구두를 받아서 판매하는 하는 구조였다면 자본이 턱없이 부족했겠지만, 아버지가 운영하는 직영 공장이 있었기 때문에 순조롭게 사업을 유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컴퓨터에 익숙했던 그녀는 메이크샵으로 직접 쇼핑몰을 구축하고 운영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판매는 다른 이야기였다.

김 대표는 “창업 당시 구두 공장이 집의 2층에 위치해 있어서 주문을 받으면 공장에서 제작해 완성품을 방으로 들고 온 뒤 포장 후 발송을 했다.”며 “쇼핑몰 오픈 초기에는 성공에 대한 불안감과 월급보다 못한 수입 때문에 가족들의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슈마허킴의 성공에는 대를 이어온 ‘거품 없는 품질 좋은 구두를 만든다’는 철학과 장인 정신이 있었다.

장인정신으로 수제화를 만든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슈마허킴의 구두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죽색상, 재질변경, 수제화 펀칭 제거 및 추가, 창 및 갑피 변경, 전 제품 키 높이 제작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수제화만의 강점을 온라인에서도 구현해 냈기 때문이다.

특히 구두 제작 전 가죽 샘플을 고객이 확인 할 수 있도록 배송하며, 블로그에 재단과 박음질, 펀칭 등의 제작 과정을 공개해 쇼핑몰의 신뢰성과 고객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 슈마허킹 홈페이지 제공=수마허킹·메이크샵)
▲ 슈마허킹 홈페이지 제공=수마허킹·메이크샵)

올해는 공장과 사무실을 새롭게 이전했고, 온라인의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도 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위치한 창성동 실험실 갤러리서 슈마허킴의 수제화 전시회 ‘SHOEAHOLIC’를 열어 좋은 반응도 얻었다

김 대표는 장기 목표로 ‘먼 훗날에도 구두를 만드는 장인이 있을 수 있도록 일조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꼽았다. 고품질의 수제화를 계속 만들겠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한마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