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분양형 호텔’이 봇물처럼 쏟아지며 새로운 틈새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분양형 호텔은 호텔을 개발할 때부터 분양형으로 계획해 시행사가 착공에 들어가면서 일반 투자자를 모아 객실을 분양하는 상품이다. 수익은 최초 1~2년간 일정 수익을 지급하고 이후에는 호텔 운영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특히 제주 분양형 호텔의 경우 실투자금 기준 10%가 넘는 고수익률을 보장하고 나서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강남역 주변에는 제주 분양형 호텔 모델하우스가 한 블록 지나 한 곳에 있을 만큼 많아졌다.
제주 호텔 분양 인기몰이의 '명'과 '암'
제주 분양형 호텔의 급증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제주 관광객 수의 영향이 크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2008년 582만2016명이었던 제주 관광객 수는 매년 100만명 가량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2008년 대비 2배가 넘는 1085만1265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제주를 찾는 국내 관광객도 함께 늘고 있어 호텔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분양형 호텔 공급도 계속될 전망이다.

◆모델하우스 '강남' 위치…입지여건 등 확인 안돼

하지만 급하게 먹은 떡은 체하기 마련이다. 관광 호재가 있다 하더라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량이 공급되다보면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자칫 무턱대고 투자를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우선 제주 분양형 호텔의 모델하우스가 강남역 주변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일반적으로 모델하우스는 사업 현장 내 또는 주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한다. 모델하우스 관람 후 현장을 둘러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도 호텔 분양 업체들이 궂이 임대료가 비싼 강남 일대에 모델하우스를 지은 것은 분양형 호텔 투자자들이 대부분 소득 수준이 높은 강남 거주자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투자자들이 사업지인 제주도를 방문하지 않고 강남 모델하우스에서 계약을 하다 보니 입지여건 등을 꼼꼼히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형 호텔도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수익형부동산인 만큼 다양한 환경과 조건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제주라도 입지여건에 따라 공실이 발생하는 등 수익률이 저하될 요인이 있는 만큼 힘들더라도 직접 방문해 보고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고 당부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워낙 많은 업체들이 혈안이 돼 분양형 호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는 운영업체도 다수 섞여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운영업체들이 너도나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강조하는데 정작 보장기간은 1년 정도로 대부분 짧다”며 “보장기간이 끝난 후에도 장기적으로 호텔을 운영할 수 있는 회사의 노하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너무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 것 같기는 하다”며 “제주 분양형 호텔은 아직까지 롤모델이 없는 만큼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