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세치 혀끝을 조심하라고 했다. 최근 정부 부처 모 장관이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실언을 해 전격 경질된 것만 봐도 말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반면 역사상에는 말을 잘해 본인뿐만 아니라 그 말이 명언으로 후대에 길이길이 남기도 한다. 

커피 역사에도 몇몇 유명인이 본인의 분야는 아니지만, 커피 애호가로서 커피에 관한 멋진 말을 남겼다.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인 장자크 루소는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가 부재한 상황 속에서 생애 내내 프랑스와 스위스를 오가며 끊임 없는 방황과 유랑을 했다. 그의 대표작 ‘에밀’은 근대적 교육론에 관한 책으로 당시 육아의 바이블과 같았다. 
▲ 제공=구대회 커피테이너
▲ 제공=구대회 커피테이너

그러나 역설적으로 루소는 젊은 세탁부, 테라즈와 사이에서 낳은 다섯 명의 아이를 고아원 맡겼다고 한다. 과학적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창시자, 마르크스가 가정부의 월급을 십 수년 째 주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그는 볼테르와 함께 1789년 프랑스 시민혁명의 사상적 근간을 만들었으며, ‘고백록’ ‘에밀’ ‘사회계약론’ 등 역사에 길이 빛나는 명저를 집필하여 근대 사상의 태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런 그가 죽음을 앞두고 커피 사에 길이 빛나는 명언을 남겼으니 다음과 같다. “아, 이제 더 이상 커피 잔을 들 수 없구나.” 그가 평소 커피를 얼마나 즐기고 사랑했으며, 멋을 아는 사람이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나폴레옹을 정계에 진출시킨 주인공인 탈레랑은 18~19세기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성직자이자 외교관이었다. 그 덕분인지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자 그의 밑에서 10여 년 간 외무장관을 역임하였다. 

이재(理財)에 능했던 그는 미국에서 토지거래 등으로 거부가 되기도 했고, 수시로 사교계에 출입해 염문을 뿌리는 등 방탕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커피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으니 바로 그가 남긴 커피 예찬 때문이었다. “악마같이 검으나 천사같이 순수하며 지옥같이 뜨거우나 키스처럼 달콤하다” . 

지금도 이 문장은 상업적인 커피 광고에 쓰일 뿐 아니라 커피 관련 서적에 항상 소개되고 있다. 그가 이런 명문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성직자(악마, 천사, 지옥)이면서도 사교계(키스)를 출입하면서 경험한 문란한 생활 경험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흔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말 중에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는 명언이 있다. 이는 미국의 정치가이자 독립운동가인 패트릭 헨리가 1775년 3월 23일,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의 세인트존 교회에서 열린 버지니아식민협의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 유명한 연설을 한 후 미국의 독립을 위해 영국과의 교전을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자유에 대한 사상은 어디까지나 백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었다. 당시 그는 1만 에이커, 약 여의도의 5배 면적에 해당하는 대농장의 소유주였으며, 75명의 흑인 노예를 부렸다. 

또한 백인 지배에 저항하는 북미 원주민인 체로키 족 등에 대해 가혹한 탄압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커피에 관해서도 재미로 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던진 말인지 알 수 없으나, 후세에 길이 기록되는 명문을 남긴다. 바로 “내게 커피를 주시오. 아니면 죽음을 주시오”인데, 좀 과장된 듯 해도 평소 그가 얼마나 커피를 좋아했는지 엿볼 수 있는 예라 하겠다.


역사 상 루즈벨트라는 이름을 가진 대표적인 유명인이 두 명 있다. 26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테어도어 루즈벨트와 32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플랭크린 루즈벨트가 주인공이다.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했으니 루즈벨트라는 이름이 좋기는 한가 보다. 둘 가운데 커피역사뿐만 아니라 맥스웰이라는 커피 회사가 크게 성장하는데 공헌을 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테디’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진 테어도어 루즈벨트다.

그가 1907년 사냥을 위해 내슈빌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사냥에서 돌아온 그는 맥스웰하우스 라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맛보고 그 맛과 향에 감탄해 남긴 말이 있다. 바로 지금까지도 맥스웰하우스 광고의 캐치프레이즈로 쓰이는 “Good to the last drop”이다. 

추측 하건대 그때 그 커피가 기가 막히게 맛있어서 그랬다기 보다는 시장기가 반찬이란 말이 있듯이, 오후 늦게까지 사냥을 한 터라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니 나중에 잘 될 때를 대비해 커피에 관한 멋진 말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당신은 커피에 대해 어떤 말을 남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