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황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불경기'라는 말은 어느 순간부터 일상화됐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수록 주목받는 주식이 있다. 술·담배·도박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뜻하는 '죄악주'(Sin Stock)다.

특히 이 가운데 도박 관련주의 경우 최근 몇년간의 수익률은 놀랄 만한 수준이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코스피지수가 1.93% 하락(2051→2011.34)하는 동안 파라다이스는 562.08%(3995원→2만6450원) 급등했으며, GKL은 95.64%(2만650원→4만400원) 상승했다. 가장 상승률이 낮았던 강원랜드조차 이 기간 동안 총 10.73%(2만7950원→3만950원) 올랐다.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실적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꾸준한 강세를 보여온 카지노주인 만큼 앞으로도 호조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과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카지노주의 강세는 올해도 계속될까.

▲  사진=머니투데이 DB
▲ 사진=머니투데이 DB

파라다이스 장기 성장스토리 기대 '전도유망'

파라다이스는 최근 3년간의 수익률이 500%를 넘어설 정도로 호조세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대비 48% 상승한 1766억원, 영업이익은 254억원(흑자전환)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예상 수준의 실적이며 앞으로도 전망이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 1월부터 개별소비세가 부과됨에 따라 영업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며 "하지만 현재 예상보다 외형성장이 좋아서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추정치 이상의 이익 성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없었던 인천 카지노의 매출과 이익이 반영되면서 이 같은 성장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장기 성장스토리'도 기대된다. 향후 부산 파라다이스 카지노(2014년 예상), 제주 두성 롯데 카지노(2015년 예상),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카지노(2017년 예상) 등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라다이스는 영종도 리조트 카지노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해왔고, 이에 따른 자금조달 및 공사 진행 또한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회사인 파라다이스 글로벌이 운영하는 부산 카지노나 제주 롯데에 대한 인수·통합작업이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진행됨에 따라 파라다이스 기업가치가 단계적으로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KL 실적부진에도 신사업 구체화에 주목

지난해 4분기 GKL의 실적은 평이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30%, 28% 늘었다. 하지만 증권가는 GKL의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해 한익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액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91억원 늘었는데 이는 순매출 감소에 따라 관광진흥기금이 22억원 줄었고, 기타 판매관리비가 48억원 절감된 데 기인했다"며 "관광진흥기금의 증감은 의미가 없으며 기타 판매관리비도 2012년 4분기가 비정상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정상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영업이익 증가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GKL의 4분기 실적은 카지노의 순매출액 중심의 외형성장 정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부진한 실적"이라면서 "기초지표로 볼 수 있는 드롭액이 전년대비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GKL의 드롭액(고객이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 칩을 구매한 총액)은 전년대비 12.9% 감소했다.

이선애 애널리스트는 "삼성점이 전년대비 18.2%, 힐튼점이 4.1%, 부산점이 10.1% 감소했는데 일본인 드롭액이 25.4%, 로컬 및 기타지역 드롭액이 16.3%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인 드롭액이 0.9%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중국인 VIP의 드롭액이 한해동안 전년대비 24.8% 성장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그러나 일본인 드롭액이 감소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요소다.

다만 이에 대해 이 애널리스트는 "GKL의 실적이 한번 더 레벨업하기 위해서는 2012년 말부터 제시해왔던 신사업이 구체화돼야 한다"며 "GKL은 중국 노선의 크루즈 카지노 위탁경영과 영종도 또는 제주도에 건설될 리조트 카지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에서도 영종도 리조트 복합단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진행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카지노주=죄악주?, 주가만 보면 대박주

강원랜드 어닝쇼크? 뜯어보면 아니다

강원랜드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3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0%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414억원으로 44.8%나 감소했다. 사실상 어닝쇼크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어닝쇼크는 아니며 오히려 2014년 이익개선의 방향성이 확실해졌다"고 평가했다.

배석준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원랜드의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치였던 943억원을 대폭 하회한 것은 통상임금 관련 우발채무인 542억원이 인건비에 반영됐으며, 인건비 급증에 따른 콤프비용(카지노사업자가 고객유치를 위해 카지노 고객에게 무료로 숙식·교통서비스, 골프비용 등을 제공하는 것) 증가가 수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통상임금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거할 경우 강원랜드의 영업이익은 우리투자증권의 전망치에 부합하는 102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비용을 제거하면 수익성은 전년대비 4.3% 개선된 견조한 실적"이라면서 "올해 강원랜드는 전년대비 기저효과와 증설 반영, 공기업 비용 절감 등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계단식 실적을 도모하고 있는 강원랜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