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부동산이죠!”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투자자들의 부동산 사랑은 여전하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나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이 오히려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수익형부동산도 무턱대고 투자를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수익형부동산의 수익률을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머니위크>가 기획시리즈로 수익형부동산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비법을 알아봤다.<편집자주>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은다.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려면 보증금을 최대한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게 유리하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때에는 은행의 이자수익보다 높은 월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조건 보증금을 낮추는 게 답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보증금을 올리면서 수익률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보증금 레버리지 효과’가 바로 그것이다.
부동산 임대차에 있어 보증금은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교부하는 일시금이다. 업종이나 물건의 성격 등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지만 보통 1년치 월세 임대료 수준으로 보증금이 형성된다. 임차인의 임차료연체 및 계약해지에 따른 명도소송 기간과 비용, 관리비, 원상복구비 등을 감안한 수준이다.
보증금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소중한(?) 자금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 추후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만큼 수익이라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직접적으로 수익률과 연관되는 월세에 목을 맨다.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기 위해 혈안이 되기 일쑤다.
이에 대해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투자수익률만 생각하면 보증금을 적게 받고 월세를 높게 받을수록 수익률은 높아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보증금은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대출보다 나은 효자자금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증금의 가장 큰 장점은 이자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보증금을 활용하면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을 줄이고 실투자금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하는 대다수 투자자들은 대출을 활용한다. 이때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다. 만약 공실이라도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보증금으로 전환하거나 많은 보증금을 확보하게 되면 이자부담 없이 계약기간 동안 안전하게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주택 버블세븐지역에 위치한 A점포의 경우 보증금 레버리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A점포의 매매가는 현 시세로 46억5000만원 정도다. 보증금 4억6500만원, 월세 2300만원 정도의 조건으로 임대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A점포는 보증금을 38억원으로 올린 대신 월세는 750만원으로 낮춰 영업 중이다. 이를 통해 대출 부담을 낮춤은 물론이고 실투자금(취등록세·거래수수료 제외) 8억5000만원으로 월세 750만원을 확보, 연수익률 10.5%라는 마술같은 보증금 레버리지 효과를 발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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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보증금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매장규모가 크고 임대료 총액이 높은 업종이어야 한다. 부동산가격이 높게 형성된 명동이나 강남역 등의 대형 금융점포나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에 대해 선 대표는 "은행이나 대형마트의 경우 면적이 큰 만큼 임대료 총액도 워낙 높아 보증금을 올려 매월 발생하는 월세부담을 줄이길 희망한다"며 "때문에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보증금 형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고민이 생긴다. 규모가 큰 업종에 투자를 하려고 보니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 일반 개인투자자들로서는 40억~50억원대의 대형 수익형부동산에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점포를 쪼개서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매매가 50억원의 K수익형부동산에 투자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대다수 투자자들로서는 접근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거래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를 10개으로 쪼갠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5억원으로 개인투자자들도 부담없이 투자가 가능해진다.
선 대표는 "수익형부동산의 덩치가 크면 중소액 투자자들은 투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데 사실 은행처럼 매장면적이 큰 물건들은 5~10칸으로 쪼개서 여러명이 함께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통의 수익형부동산과 비슷한 규모의 투자로 대형 점포에 대한 보증금 레버리지 효과도 똑같이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도 보증금 활용 '수익률 극대화'
노후된 건축물을 리모델링할 때에도 보증금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해 수익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일단 보증금을 올려 확보한 비용으로 리모델링에 필요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다.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를 낮춘 만큼 수익률은 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수익률도 오히려 상승한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오래되고 낡아 제구실을 못하는 건물은 공실도 많을 수밖에 없는데 리모델링을 통해 공실문제를 해결함으로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건물의 가치를 높임으로써 시세차익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보증금은 더이상 은행에 예금해 두는 비상자금이 아니다. 임대인의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효자자금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약도 넘치면 독이 되는 법. 보증금은 결국 잠재적 채무인 만큼 예측하지 못한 임대차 환경변화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자금 유동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장 이사는 "자기자본 조달능력이 부족한 투자자가 보증금 레버리지를 통해 고수익만 좇을 경우 임대차 연장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보증금을 편하게 반환해줄 수 있는 수준인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한 뒤 보증금 레버리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