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경영자가 자신의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던 시대는 지났다. 성공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식당 경영자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블로그를 단순히 홍보 수단으로만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예비 창업자와 식당 경영자는 홈페이지성 블로그를 개설해두는 것을 넘어서서, 경영에 대한 감각을 단련하는 개인적인 수련의 장으로 블로그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기
스마트폰 활용이 일상화된 시대에서 포털 사이트 검색 결과는 소비자의 가장 큰 구매 단서가 됐다. 블로그가 외식 마케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막대하다. 이런 스마트 시대에 식당 경영자가 블로그에 대해 무지하다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혹자는 ‘주방 밖으로 나오는 요리사가 성공 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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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예비창업자가 음식업 창업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강동완 기자) |
블로그는 소중한 기록의 수집, 그리고 소통의 공간이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오늘 방문한 식당, 오늘 만난 고객, 오늘 읽은 책을 정리하는 것이다.
습관이 정착되면서 식당을 평가하는 나름의 기준이 생길 것이고, 나아가 콘텐츠 작성 능력이 향상되면 좀 더 복잡하게 업장을 분석할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모인 정보들은 나만의 데이터베이스가 된다.
블로그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한 식당에 대한 수만가지 의견이 모인다. 요리사는 특히 개성과 고집이 있어야 하는 직업이다. 타인의 의견을 잘 수렴하지 않는 직업군으로도 꼽힌다.
블로그 피드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만나는 과정은 정보의 획득, 수정, 그리고 안목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전문 지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창업에 필요한 기본 지식은 물론, 예비 창업자들이 자신의 창업 과정을 생생하게 포스팅해 놓은 블로그도 있다. 더불어 각 분야의 전문가와 파워 블로거를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비창업자가 블로그에서 얻은 인맥으로 창업에 도움을 받은 경우는 실제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 블로그 운영이 창업에 도움이 될까?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아이템 선정과 콘셉트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고, 이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들에게는 벤치마킹과 피드백 수단이 된다. 맛집 블로거들은 외식시장의 트렌드를 가장 먼저 접하는 사람들이다.
현재 대중들에게 유행하고 있는 히트 상품들은 맛집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이미 식상한 아이템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외식업계의 트렌드세터라고 할 수 있는 맛집블로거들을 곁에 두면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재는데 큰 도움이 된다. 외식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창업에서 벤치마킹은 필수 과정이다. 그러나 수십 군데를 다녀와도 기억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인간의 기억력은 완벽하지 않기에 반복 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블로그는 스마트폰으로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고 검색이 용이하면서, 글과 사진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도구다. 지도, 그림, 도표, 링크까지 첨부할 수 있는 편리함은 어떤 것도 따라올 수 없다. 블로그에서 정보 수집, 복습, 자료 참고까지 가능한 것이다.
또 포스트를 작성하는 동안 자체적으로 벤치마킹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식당을 분석하는 일련의 기준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웃들의 블로그를 보면서 자신이 놓친 부분을 깨닫고 내 블로그에 적용해보기도 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글을 쓰면서 다녀왔던 곳을 자연스레 복기 하게 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경영 안목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생각하고 기록하는 것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 ‘맛집 블로그’에 빠지지 말아야
그렇다면 누구보다도 블로그 운영을 열심히 하는 맛집 파워 블로거라면 식당 창업에 항상 성공하는 걸까? 여기에 블로그 운영의 맹점이 있다. 맛집블로거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입맛은 상위 10%다. 블로그를 통해 습득할 수 있는 정보는 어마어마하다.
본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아지면 눈이 높아진다.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편협해지는 경우다. 미식가를 위한 식당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블로거들이 찬양하는 식당, 블로거들이 찬양하는 음식은 따로 있다. 블로거들이 호평하는 부분이 실제로 식당 운영에 적용해볼 수 있는 사항인지는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블로그 운영에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도 문제다. 블로그 방문객이 실제 손님으로 100%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블로그에 1만명이 방문한다고 해서 손님이 1만 명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구축한 이웃 커뮤니티가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 될 수도 있다. 파워 블로거에 의한 입소문은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다. 블로거 커뮤니티에 직접 뛰어들어 홍보를 노리고 블로거들과 교류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블로그 마케팅만으로는 ‘대박집’을 만들 수 없다. 기본 상품력이 갖춰져 고객들의 꾸준한 재방문이 유지될 때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