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미제'나 '일제' 등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시기가 있었다. 볼펜 한자루라도 미제를 쥐고 있으면 사람들이 주위에 둘러설 만큼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이 팔을 걷고 나서면서 요즘에는 '미제'와 '일제'라는 단어를 들어보기 어렵게 됐다. 수입제품을 꺼내도 과거처럼 "잠깐 보여달라"며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이랬던 수입제품이 국내시장에 다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처럼 수입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이 환심을 갖는 것이 아니다. 수입제품이 소비자를 자극한 이유는 분명하다. 가격과 품질이다. 가격 측면에서는 실적부진에 처한 국내기업들이 가격인상이라는 '꼼수'를 부리다가 역풍을 맞은 경우도 있다. 과자가 대표적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국산과자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
![]() |
아마존뿐만이 아니다. 많은 소비자가 이미 해외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해 의류부터 유아용품까지 폭넓게 구매하고 있다. 국내제품보다 다양한 디자인의 상품을 만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품질과 디자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수입제품의 인기는 꾸준히 가열되고 있다.
스웨덴 기반의 가구회사 이케아는 국내에서 공식 판매하기 전부터 큰 인기를 끌어왔다. 연매출 40조원이 넘는 규모와 세계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이케아의 한국시장 본격 진출은 그 자체만으로도 빅이슈다.
수입자동차 역시 국내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급속도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수입차 점유율이 20%를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중요한 문제는 수입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기업들이 위기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기업들이 한눈 팔고 있는 사이 외국기업들의 공세가 더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의 '침략'은 특정업종이 아닌 산업 전분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외국기업들의 적극적인 한국시장 공략으로 국내기업들의 시련이 예상된다. 일부 국내기업들은 가격을 다시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잃은 신뢰를 다시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차츰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외국기업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들과 맞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내기업들이 높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제'와 '일제'라는 단어가 사라졌던 것처럼 국내기업들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사수할 '묘수'를 다시 찾아야 할 때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