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쇼핑몰의 얼굴 ‘쇼핑몰 대표’의 스타일이 이제 쇼핑몰 선택의 새로운 기준이 된다. 온라인이라는 환경적 특성으로 인해 패션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쇼핑몰 CEO들은 언제나 트렌드 최전방에 서 있다.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그들은 과연 어떠한 패션 고집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을까. 유망 쇼핑몰 CEO를 만나 Fashion(패션)에 대한 Passhion(열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렛미인’ 허예은, 동대문에서 고양이가 되다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한 허예은이 날개를 달았다. 지난 2012년 StoryOn 메이크오버 프로그램 ‘렛미인2’에 출연해 파격 변신을 선보였던 허예은(22)이 최근 쇼핑몰 대표로 또 한 번 변신에 성공하며 반전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제 2의 삶을 시작한 허예은을 만나 ‘렛미인2’ 출연 후의 근황은 물론, 쇼핑몰 대표로서의 남다른 포부를 들어봤다.



▶ ‘캣츠비’ 허예은 대표, 외모 콤플렉스 극복 후 ‘고양이가 되다’

세간의 주목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렛미인’ 출연 후 허예은은 새 삶을 얻었다. 그러나 뇌성마비 1급 장애를 가진 동생을 보살피던 일상은 그녀에게 ‘착한 콤플렉스’를 안겼으며, 버스와 지하철을 도배한 과거 사진과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시선까지 그녀를 괴롭혔다. 그러던 중 평소 꿈이었던 쇼핑몰을 오픈하자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이해 장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들었다.



기자가 만난 허예은은 씩씩했다. 지난 2년 간 스타 못지않게 대중의 관심을 받아온 허예은은 성숙해 보였다. 인터뷰 장소까지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팬들을 만난 일화를 털어놓는 그녀는 대표라기보다는 순수하고 풋풋했으며, 20대 초라는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 조숙했다. 그런 허예은과의 솔직담백 인터뷰는 어렵지 않았다.



Q. 미모가 여전하다. ‘렛미인’ 방송 후 어떻게 지냈나?



동생이 많이 컸어요. 이 만큼이나(배까지 손을 올리며) 컸다니까요.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니 가족들을 볼 시간이 없어요.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셔요. 주말이나 돼야 동생 목욕도 시켜주고, 가족들 얼굴을 보니까... ‘렛미인’ 후 많은 게 변했어요. ‘렛미인’은 저한테 큰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실감이 안 나기도 했고, 동네 사람들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저를 알아본다는 자체가 신기했어요. 그래서 화장을 안 하거나 대충 입고는 외출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한동안은 사람 만나기가 무서울 정도였어요. 요즘은 한결 편해졌어요. 원래 성격이 털털하고 긍정적인 편이라 대중으로부터의 부담감을 훌훌 털기도 쉬웠던 것 같아요.



Q. ‘렛미인2’ 출연 당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대학생이었다. 쇼핑몰 운영은 뜻밖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인기 얻더니 또 쇼핑몰이냐’라는 비난도 있죠. 그런데 저는 동생을 보면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싶었고, 또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지만 늘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언젠가는 꼭 쇼핑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기회도, 자신감도 없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교회에서 쇼핑몰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지인을 만나게 되서 도움을 많이 얻었어요. 지난 2월, ‘캣츠비’를 시작했죠. 물론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창업 자금도 없었던 제게 아빠는 시원하게 허락하시면서 투자해 주신 반면에, 엄마는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젊을 때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해보고 싶다. 2배로 갚아드리겠다’며 설득했더니 엄마가 3배로 갚으면 허락해주시겠다고…(하하)


‘렛미인’ 허예은, 동대문에서 고양이가 되다


Q. 우선, 쇼핑몰 이름 ‘캣츠비’, 특별한 의미가 있나?



도도하고 세련된 얼굴을 흔히 고양이 상이라고 하잖아요. 저도 그런 고양이를 좋아하거든요. 수많은 후보들이 있었는데 유독 ‘캣츠비’에 끌렸어요. ‘캣츠비’에는 고양이가 되다,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해지다, 변하다 등의 의미가 함축돼 있어요.



Q. 22살에 대표라니, 직원 관리부터 쇼핑몰 운영까지 녹록치 않을 것 같다. 대표로서 허예은은 어떤 사람인가? 


아직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고 있어요. 지금은 직원 5명 모두가 ‘으쌰으쌰’하고 있고요. 저는 쇼핑몰 직원들 역시 ‘캣츠비’의 고객이라는 생각을 늘 조심하려고 해요. 하지만 서로 감정이 격해지고, 갈등이 생길 때도 있죠. 그럴 때에는 서로 화가 식을 때까지 한 차례 쉬었다가 이성적으로 대화하려 노력해요. 말을 안 하면 아무도 몰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대화만 한 게 없더라고요.




Q. 사업 초기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하나부터 열까지 ‘도전’이었어요. 사무실 마련부터 사입(동대문에서 옷을 구입하는 것)까지 부딪치면서 배웠어요. 처음에 옷을 사러 동대문에 갔는데 창피해서 일단 후퇴했던 적이 있어요.(하하) 한껏 꾸미고 갔더니 초보 티가 난거죠. 다들 편하게 입고 오셨는데 아무 것도 몰랐던 저만 ‘저 초보에요’하고 드러낸 꼴이었던 거예요. 다음부터는 전략적으로 움직였어요.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옷을 구입하기 위해서 눈치 빠르게 사장님들을 공략했죠. 필사적인 애교도 한 몫 했고요.(하하)



Q. 페미닌한 원피스와 블라우스가 주력 아이템인 듯하다. ‘캣츠비’의 콘셉트와 주 타깃 층은?


‘캣츠비’는 2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지나치게 유니크한 스타일을 피하고 트렌디하면서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데일리룩을 선보이고 있어요. 오피스룩까지 연출할 수 있는 블라우스와 원피스의 구매율이 높아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이렇게 싸고 예쁜데 왜 안 입을까, 왜 안 살까’하는 옷부터 마구잡이로 고르다보니 실패도 많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편하게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요. 대신에 ‘캣츠비’만의 스타일리시한 포인트는 꼭 있죠.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스타일’ 그게 지금도 참 어려워요.
Q. 하루에도 수많은 쇼핑몰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지금, ‘캣츠비’가 20대 여성들을 사로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허예은=캣츠비, 즉 방송에서 노출됐던 제 이미지는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본의 아니게 착한 이미지(?)를 갖게 돼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그게 제 모습 중의 하나라면 캣츠비도 허예은과 닮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저를 보고 찾아와주신 고객들에게 실망을 드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늘 갖고, 문자보다 전화응답, 전화보다 빠른 배송으로 만족시켜드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저처럼 20대 고객 분들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서 다양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더라도 10만 원대가 넘지 않도록 가격을 책정했어요.

Q.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상대하기 벅차지는 않은지. 고객들의 만족도는 어떤가?


항상 어렵죠. 저도 쇼핑몰을 이용했던 소비자였고, 누구보다 그 기분을 아니까요. 눈으로 봤을 때와 입었을 때의 차이, 거기서 오는 배신감은 정말… 그런데 저는 반품이 귀찮기도 했고, 사이즈가 조금 맞지 않더라도 그냥 입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초반에 실수가 많았죠. 바지 포켓의 깊이가 다르다고 컴플레인한 고객이 있었는데 제가 사전에 차마 그 부분까지는 고려하지 못했던 거예요. 제 기준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객의 100% 만족을 이끌어내기는 힘들어도 제가 좀 더 꼼꼼하고 세심한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다짐했어요. 지금은 제 근황이 궁금해서 잠깐 구경 오는 분들부터 꾸준히 구입해주시는 단골 고객까지 다양한 분들이 ‘캣츠비’를 찾아주세요. 회원 수는 아직 많지 않지만, 늘려가야죠!

Q. 쇼핑몰 운영 중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돈이 물 새듯이 나가더라고요. 작은 돈도 아니고 큰돈이 왔다 갔다 하는데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지금은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지출을 줄여나가고 있어요. 무엇보다 저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 샘플을 활용해요. 옷 구입에 앞서 샘플로 촬영한 후 일단 고객들의 주문 추이를 살펴봐요. 고객들의 반응을 고려한 주문이 체계화되니까 재고를 확실히 줄일 수 있었어요.


‘렛미인’ 허예은, 동대문에서 고양이가 되다


Q.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착하고 풋풋하기만 하던 대학생 티는 벗고 대표님의 아우라가 물씬 풍긴다. 일찍 시작한 사회생활이 독이 되지는 않나?
꿈에만 그리던 일을 하게 되서 너무 행복할 따름이죠. 하지만 가끔은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만큼 하루빨리 자리 잡고 성공하자는 생각만 해요. 지금은 사업 초기라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좀더 안정을 찾으면 가족들이랑 여행 한 번 가고 싶어요. 그러려면 더 바쁘고, 더 열심히 해야죠!


Q. 앞으로 ‘캣츠비’의 미래는?

제가 추천하는 옷을 구입한 고객들이 제 스타일에 공감할 때, 그 때가 가장 뿌듯하고 즐거워요. 그러다보면 ‘캣츠비’도 많은 고객들이 찾는 필수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지금보다 더 많은 곳에 후원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수익금 일부를 복지관이나 불우이웃을 위해 후원할 생각이에요.

Q. ‘렛미인’ 때보다 더 살이 빠진 것 같다. 방송 후 자기 관리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은 아닌지?

사실 방송에서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그 모습조차 허예은이잖아요.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에요. 이미지 관리가 아니라 저를 위한 관리인 셈이에요. 방송 후에도 다이어트는 꾸준히 하고 있어요. 몸매 관리보다 일주일에 3번은 동대문에서 밤을 새니까 체력 관리가 필요하더라고요. 퇴근 후에 2시간 이상 걷고, 줄넘기 하고, 6시에 이후에는 아무것도 안 먹어요. 그렇게 2달간 했더니 8kg가 빠지더라고요. 아침은 꼭 챙겨 먹고, 점심에는 다이어트에 관계없이 먹고 싶은 것을 먹어요.


Q. 자신감이 넘친다. 방송에서도 보였듯이 유쾌하고 활발한 성격은 여전하다. 과거 힘겨운 시간을 보내온 만큼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옷이 날개’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얼굴에 콤플렉스가 심해서 몸매 관리와 스타일에 집중했어요.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려고 해야 돼요. 옷으로 자신감을 가져보세요.

Q. ‘캣츠비’, 이것만은 지킨다?

친절, 저렴. 착한 쇼핑몰이 돼야죠. 오프라인 매장 확장도 계획하고 있고요.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서 제가 추천하는 아이템들을 믿고 구매할 수 있을 때까지 쭉 노력할 거예요.


‘렛미인’ 허예은, 동대문에서 고양이가 되다

▶ 스타일링 : 페미닌 원피스, ‘패턴’하나면 여름 스타일 완성


허예은 대표는 스타일링의 핵심으로 ‘강약 조절’을 강조했다. 평소 컬러나 패턴이 강한 의상을 입었을 경우 액세서리를 배제하고 심플한 백이나 슈즈로 스타일을 마무리한다는 그녀는 이날 역시 과하지 않고 무난한 스타일링으로 탁월한 패션 감각을 뽐냈다.



이날 허예은은 페미닌한 민소매 원피스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샌들 힐을 매치해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했다. 원피스의 화려한 패턴과 짧은 길이가 시원한 여름 스타일로 제격이었다. 여기에 러블리한 단발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이목구비를 더욱 뚜렷해 보이게 했다.



▶ 허예은의 스타일링TIP : “원석 팔찌로 포인트 주세요”


노출 부위가 많은 여름에는 액세서리가 제격이다. 허예은은 심플한 원포인트 스타일링을 연출하되 여름에 시원한 느낌을 고조시킬 원석 팔찌를 추천했다. 땀이 차지 않는 구슬 형태의 원석 팔찌는 디자인 역시 화려하고 다채롭게 출시돼 있다.


<사진=캣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