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닝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추정치(어닝 컨센서스)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9월 초까지만 해도 5조원대를 전망하던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경쟁하듯 낮추고 있는 것.
10월 들어 3조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분기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했다.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영업익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에 이은 또 다른 대표주 현대차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최근 한전부지 매입과 관련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은 물론 심화되는 엔저현상, 통상임금 문제로 인한 파업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글로벌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계속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희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에서 긍정적인 면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은 (현대차에 대해) 어떤 실적이 나와도 놀라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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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임종철 |
◆ 3분기 실적, 대표주 따라 추락하나
현 시점에서 상장사들의 3분기 어닝쇼크는 기정사실화된 듯 보인다. 올 3분기 어닝시즌은 10월 초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발표되면서 시작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기업의 실적발표 시기는 10월 중순 이후다.
현재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치는 3개월 전 5조6000억원에서 1개월 전 4조8000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대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추가적인 하향조정이 있을 수 있고 잠정실적이 발표되면 이보다 더 낮은 어닝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체의 이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때문일까. 코스피 전체의 3분기 영업이익도 가파르게 하향조정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3개월 전 32조원에서 1개월 전 29조30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다만 큰 폭의 실적하향이 예상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이번 실적이 예상보단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3분기와 동일종목, 같은 회계기준으로 올 3분기 영업이익을 전망한 결과 전년대비 9%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11%가량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분기 대비 실적이 호전되는 업종들이 있기 때문이다. 장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에 일시적 요인으로 부진했던 현대중공업과 KT의 이익개선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전력도 3분기 계절적 요인과 원료가격 안정, 고원가 발전비중이 크지 않은 점 등의 영향으로 이익개선이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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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에 가려진 나머지 기업 가운데 3분기 실적개선이 전망되는 종목을 찾으라고 권했다. '옥석'을 가리라는 얘기다.
일단 피해야 하는 업종은 무엇일까. 김솔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2분기 실적이 쇼크를 기록한 후 3분기 실적추정치가 하향조정된 종목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확률이 20%가량으로 낮았다"며 "이들 종목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와 같은 종목으로 삼성전자, 우리금융, 롯데칠성, 삼성물산, 메리츠화재, 한화케미칼, 한화, 코오롱인더스트리, 신세계인터내셔날, 한국가스공사,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LG, SK, GS리테일 등을 꼽았다.
반면 눈길을 줘야 할 종목은 무엇일까. 정서현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36개 기업을 바탕으로 3분기 실적을 점검해본 결과 전자와 전기제품이 전년 동기대비 116%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최근 LG전자와 삼성SDI의 실적개선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삼성SDI의 경우 합병효과와 더불어 PDP모듈의 산업손실이 중단산업으로 인식됨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증권업종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108%,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업종은 82%, 유틸리티는 80%, 자본재는 7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익모멘텀이 유효한 업종 중 이익이 상향조정된 유틸리티, 증권, 음식료·담배, 내구소비재·의류, 디스플레이, 은행업종을 중심으로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관심종목으로 한전기술, 한전KPS, CJ프레시웨이, CJ제일제당, 한국금융지주, 삼성물산, 현대제철을 제시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