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기온이 10~15℃에 머물며 다소 쌀쌀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하루 일교차도 10℃를 넘어서고 있다. 

이맘때면 찬 기운에 콧물 재채기를 쏟는 아이부터 제법 심한 감기로 골골 대는 아이들까지, 가을 날씨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을 험난하게 겪고는 한다. 이럴 때 자칫 아이의 면역력이라도 떨어진다면 다가올 겨울 역시 잔병치레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좋은 면역을 다지고 싶다면 아이 몸을 따뜻하게 지키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면역력에 좋다

우리 체내에서 면역 작용을 하는 백혈구는 체온이 1℃ 올라갈 때 그 활동이 5배가량 활발해지고 반대로 체온이 1℃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가까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가 감기에 걸렸을 때 평소보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 빨리 낫는 것도 체온이 면역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면역’ 위해 아이에겐 필요한 것은 '따뜻함'
이를 고재경 인천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체온이 떨어지면 기혈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고, 외부 사기(邪氣)가 몸에 침입했을 때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정기(正氣)가 약해져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다른 질환을 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과 발, 하체의 기운을 따뜻하게 해야 전신의 기혈이 원활해져 면역력 상승에 도움이 된다. 제법 쌀쌀한 가을 날씨에 아직도 여름 생활을 고수하고 있다면, 체온조절능력이 미숙한 아이들은 이른 한기(寒氣)에 노출돼 감기에 잘 걸리고 또 면역력에서도 손해를 볼 수 있다.
가을 보약으로 속 따뜻하게 하고 기력도 보충


지난여름, 무더위 때문에 에어컨과 찬 것을 달고 살았던 경우라면 아이의 속부터 따뜻하게 달래야 한다. 차가워진 속으로 서늘한 가을을 맞이한 아이들은 자칫 비위(脾胃, 소화기) 기운이 허약해져, 배탈이나 설사, 장염과 같은 배앓이에 시달리기 쉽다. 

또 허약 체질의 아이일수록 대사기능이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지고 몸속의 열 생산과 발산이 줄어들어 다른 아이들보다 추위를 많이 탄다. 허약아가 식욕도 별로 없고 만성적으로 면역력이 부족해 잔병치레가 많은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고재경 원장은 “소화기가 허약해 추위를 타는 아이는 비위(脾胃)와 장(腸)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 등을 피하고 체온을 낮추는 찬 음식(찬물, 아이스크림 등)은 이제 그만 먹인다. 틈틈이 따뜻하게 비빈 손바닥을 배꼽 아래 부분에 올려놓아 속이 따뜻해지게 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아이 몸을 따뜻하게 지키는 몇 가지 방법


아이의 체온과 면역력이 걱정된다면 기혈 순환을 돕고 비위 기운을 북돋우며 속을 따뜻하게 보하는 가을보약도 고려해볼만하다. 다음은 고재경 원장이 조언하는 아이의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한 생활수칙이다.

손과 발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사람의 손과 발에는 모든 혈이 모여 있다. 손과 발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기혈 순환이나 좋은 면역에 도움이 된다. 손을 비비거나 박수를 치는 등의 놀이로 아이의 손을 자주 자극시킨다. 손과 발이 지나치게 차가운 냉증이 있다면 치료를 받는다.

잠들기 전 족욕을 한다. 열은 아래에서 위로 상승하는 기운이 있다. 몸이 냉하거나 기혈순환이 잘 안 된다면 족욕이 효과적이다. 38~40℃의 따뜻한 물에 발목 아랫부분까지 담그고 5~10분 정도 있게 한다. 족욕할 때 발목과 발가락을 가볍게 움직이면 혈액순환에도 좋다. 잠들기 전에 족욕을 하면 피로가 풀려 숙면에 효과적이다.

목이 휑한 윗도리는 피한다. 우리 몸의 열은 머리와 목덜미를 통해 빠져나간다.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이 불 때는 야구모자 하나만 써도 제법 따뜻하다. 또 목이 휑한 윗도리는 바람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단추 채우는 셔츠를 입히거나 작은 스카프, 손수건이라도 둘러준다.

따뜻한 쌍화차를 마시게 한다. 이제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찬물, 정수기의 냉수보다는 따뜻한 차가 좋다. 쌍화차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력을 보강하는 데 효과적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배는 늘 따뜻하게 유지한다. 속옷을 잘 챙겨 입고 속을 따뜻하게 보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물론, 잘 때 배를 덮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여름에 쓰던 차렵이불 대신 얇은 솜이불을 덮어준다. 배가 아플 때 엄마 손으로 문질러주는 것도 배를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평소 아이를 자주 안아준다. 아이를 꼭 안아주는 것은 체온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 조기교육이나 과잉학습, 가족 간 불화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기혈순환을 방해해 체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는 것도 좋은 면역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