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 6일 오전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임원회의를 갖고 퇴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날 현대제철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당진공장 3고로 준공, 특수강 공장 투자,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 등 미래 성장을 위한 과제들을 달성하고 후진 양성을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며 “다만 박 부회장의 사표가 수리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부회장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우유철 사장이 후임을 맡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정의선 경영기획총괄 부회장(이사)과 강학서 사장(재경본부장)의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이 곧바로 대표이사직은 맡든 그렇지 않든 그를 중심으로 한 후계승계 구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초 현대제철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재무 전문가인 강학서 사장이 선임된 데 이어 박 부회장까지 사퇴의 뜻을 밝히면서 정 부회장에게 힘이 실리는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박 부회장의 사표 수리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후속 인사나 영향도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양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박 부회장은 지난 1975년 현대그룹에 입사한 뒤 현대모비스 모듈사업본부장, 현대차 구매총괄본부장, 다이모스·엠시트 사장을 거쳐 지난 2007년부터 8년간 현대제철 대표로 재직해왔다. 지난 40여년간 현대에 몸을 담은 정통 현대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