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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계 4위, 크라운제과가 만드는 '유기농 웨하스'에 적힌 문구다. 포장 겉면에 유기농 마크와 함께 '웰빙'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런데 이 제품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세균이 검출됐다. 1g당 최대 280만마리의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것. 3대 식중독균으로 꼽히는 황색포도상구균은 화농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식품 등에서 절대 검출되면 안되는 균이다.
모두 폐기돼야 하지만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99만여개, 31억원 상당의 세균 웨하스가 시중에 유통됐다. 주부 A씨는 "대기업 제품을 믿고 유기농이라고 해서 유사제품보다 비싸도 아이들에게 사줬다"며 "내 돈 내고 소중한 내 아이들에게 식중독균을 먹인 셈"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문제는 회사가 이를 알고도 유통시켰다는 점. 자체 품질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왔지만 식약처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크라운제과가 돈벌이에만 급급해 식중독균 과자를 판매했다"며 분노했다.
이쯤 되니 크라운제과의 '세균 과자' 판매는 단순 실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주부들의 배신감이 폭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단지 이번만의 문제가 아니라 크라운제과가 만든 모든 제품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불똥은 크라운제과를 이끌고 있는 윤영달 회장에게도 튀었다. '어린이 과자'로 성장해온 윤 회장은 평소 "우리 기업은 아이들을 위한 기업"이라고 말하며 어린이의 대변자를 자청해왔다. 어린이에게 잠재돼 있는 예술적 씨앗을 싹 틔우겠다며 어린이 예술놀이터와 미술관을 만든 그다.
과거 먹거리 불안문제가 계속해서 터져나왔을 때도 "식품의 안전성 논란은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일침을 가했다.
그런 그에게 제과업체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제품 신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였을까. 어린이를 위한다는 그의 기업철학과는 상반되는 '세균 과자' 꼬리표가 씁쓸하기만 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