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다음카카오, 출발부터 '사이버망명' 날벼락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시련의 가을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가 지난 1일 출범과 동시에 대형 악재를 만나서다. 근원지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잘나가던 카카오톡이 때 아닌 검열 논란에 휘말리면서 ‘카톡 엑소더스’(카카오톡 대탈출)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검찰에서 비롯됐다.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을 막기 위해 고소·고발 없이도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수사방침을 밝히면서 ‘카톡 검열’이 도마에 오른 것. 이 대표는 이때까지만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 검열 관련 입장을 묻는 기자회견에서 “법에 따라 검찰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답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여론은 더 악화됐다. ‘카톡 대화를 선별해 경찰에 제공’, ‘친구 3000명까지 검열’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사이버 망명’이라며 대화 내용을 저장하지 않는 메신저 텔레그램의 인기가 급상승하기도 했다.

 

위기를 느낀 다음카카오는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서버 보관일수를 줄이고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 등을 내놓았지만 ‘검열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출범의 기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드리운 불운. 이 대표가 이 난관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