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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
'힐링'이 대세인 요즘, 친환경아파트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머니위크>가 케이서베이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행복한 주거공간의 최우선 조건으로 자연친화적 환경을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제는 주거공간이 단순 주거의 개념에서 벗어나 환경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주거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너도나도 '친환경'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자연과 하나 된 그린아파트라고 강조하는 통에 진정한 친환경아파트를 찾기란 쉽지 않다.
현재 친환경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리는 곳은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지구에 위치한 일산자이다. 이 단지는 뛰어난 조경으로 쾌적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돼 유명세를 탔다. 친환경 주거공간을 위한 단지조경을 인정받아 '2011 세계조경가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계조경가대회는 세계조경가협회(IFLA)가 주관하는 행사로 매년 조경계획과 조경설계, 조경관리 분야의 출품작을 심사해 9개 내외의 우수작품을 선발한다.
일산자이는 수려한 조경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태양광 가로등, 빗물 재활용시스템 등 친환경 저에너지시설을 설치·운영하고 탄소 흡수능력이 뛰어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같은 환경정화 수종을 심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카메라가방을 챙겨 일산자이를 찾았다. 보다 꼼꼼한 설명을 위해 임세정 GS건설 차장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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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지 /사진=류승희 기자 |
◆2단지, 웅장한 조경이 돋보이는 곳
지난 10월6일 오후 3시. 일산자이 2단지 정문 앞에 도착했다. 일산자이는 1·2·4단지(3·5단지는 위시티 블루밍)로 나뉘는데 단지별로 각각의 테마가 있다. 일단 단지규모(총 18개동, 1975가구)가 가장 큰 2단지부터 살펴봤다.
2단지의 첫인상은 웅장했다. 임 차장은 "부지 내에 존재하는 보전녹지지역을 최대한 조경에 반영해 '숲의 정원' 이미지를 표현했다"며 단지 중앙에 위치한 석산 '천선대'를 가리켰다. 기암괴석과 분재형 수목, 폭포 등으로 연출된 천선대는 금강산 천선대를 모티브로 조성했다고 한다. 마치 멋진 산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천선대를 지나 208동과 209동 사이에 조성된 '어반 정글'(Urban Jungle)도 이채로웠다. 도심 속에서도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된 이 공간은 큐브모양에 구멍을 낸 대형 조형파고라가 설치돼 있다. 구멍 뚫린 파고라 사이로 나무들이 쭉쭉 자라고 있어 현대적인 감각과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파고라 아래 마련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노부부가 손짓을 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아침마다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아요. 나무 그늘 아래서 두런두런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노라면 마냥 행복합니다. 손자들도 그림 같은 풍경에 반해 자주 찾아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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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지 /사진=류승희 기자 |
◆4단지, 탁 트인 잔디광장에 생태연못까지
4단지는 주출입구를 중심으로 가로로 긴 형태를 띠고 있다. 직사각형 형태의 부지에 가로 두줄로 아파트가 배치돼 있고 그 아파트 사이에 길게 단지조경이 꾸며졌다.
임 차장은 "2단지의 경우 단지조경이 곳곳에 숨어있다면 4단지는 단지 중앙에 특화된 조경을 모두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며 "덕분에 탁트인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단지 중앙은 크게 3개의 공간으로 나눠 조성됐다. 먼저 단지 오른쪽으로 '윈디프라자'라고 이름 지어진 광장이 눈에 들어왔다. 공간 높낮이에 변화를 줘 동적이면서도 활동적인 느낌을 주도록 꾸며졌다. 단차가 높은 곳에는 나무와 잔디, 돌이 어우러진 잔디광장으로 꾸미고 태양광미디어파고라와 조형미가 돋보이는 시설물 등을 설치해 입주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윈디프라자에서 내려와 단지 중앙을 따라 걷자 '리드미컬 필드'광장에 도착했다. 생태연못과 전통문양의 정자가 위치해 있어 한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도 그 옆으로 예술장식품이 어우러진 수경시설이 배치돼 있어 유럽풍 정원 같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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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지 /사진=류승희 기자 |
◆1단지.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곳
마지막으로 향한 1단지의 테마는 '물'이다. 아쉽게도 취재 당시에는 볼 수 없었지만 단지 곳곳으로 시원한 물이 흐르도록 설계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만족도가 가장 큰 단지라는 게 임 차장의 설명이다.
첫번째 블록의 부출입구 쪽으로 들어서자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실개천의 시작점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실개천은 중앙광장까지 이어져 있는데 이를 따라 단지 중앙광장까지 걷다 보니 시골의 시냇가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일산자이 1·2·4단지를 거닐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녹지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 녹지율은 친환경아파트의 필수요건으로 꼽힌다. 임 차장에 따르면 일산자이에는 100년 이상의 적송 1500그루를 포함해 명품 소나무 2200여그루가 식재돼 있다.
아울러 단지 곳곳에서 목격되는 친환경에너지시설들도 눈길을 끌었다. 입주민들의 편의와 친환경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단지 내에서 전기자동차를 운행하고, 태양광미디어파고라와 태양광넝쿨시스템, 태양광가로등, 인간 동력놀이시설, LED갈대 등을 설치해 입주민이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밖에도 '빗물 재활용시스템'을 단지 내 세곳에 설치해 수경시설용수, 청소용수 등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연간 물 1만6076톤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고 6356㎡ 규모의 옥상정원으로 건물 열효율도 높였다.
'한번 살아보고 싶다'. 친환경아파트를 뒤로 하며 문득 든 생각이었다. 이것이 모두가 친환경아파트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