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휘 속에 첫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1일 삼성은 사장 승진 3명, 대표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11명 규모의 '201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당초 재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세자녀에 대한 승진여부에 올해도 큰 관심을 기울였지만 끝내 승진명단에 삼남매의 이름은 오르지 않았다.
특히 이 회장의 부재 속에 이뤄진 첫 인사인 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여부에 재계의 이목이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병상에 있은 지난 5월부터 대내외적으로 그룹 운영을 총지휘하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회장 자리에 공식 취임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이끌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호텔신라 등 자신이 맡은 계열사의 실적이 양호했고 최근 2년간 부회장 승진자가 없었다는 점에서 승진을 점치는 해석이 적지 않았다. 물론 막내인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의 경우 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승진가능성은 낮았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부재 속에 큰 틀의 변화보다는 '안정' 위주의 인사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오너 삼남매의 승진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삼성의 선택은 '소폭' 인사와 함께 예년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사장단 인사라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사장단 인사는 최근 3년간 인사규모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됐다. 지난 3년간 평균 15명 이상의 사장단 인사가 이뤄진 것에 비해 올해는 11명으로 축소됐다.
사장 승진만 해도 올해는 단 3명에 그쳤다. 삼성전자 김현석 부사장이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으로, 삼성전자 전영현 부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이윤태 부사장은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포함해 총 8명의 사장승진, 전보 8명 등 총 16명 규모의 사장단 인사가 이뤄진 것에 비하면 확실히 올해는 '조촐한' 인사다.
결국 이 회장이 와병 중인 상황에서 계열사 사장단 교체처럼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라는 삼성의 기존 인사원칙이 올해는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