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조성진 사장이 31일 새벽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사진=조수정 뉴시스 기자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조성진 사장이 31일 새벽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사진=조수정 뉴시스 기자
경쟁사의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성진(58)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이 15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지난 30일 오전 10시쯤 조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다음날 오전 1시20분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를 마치고 청사 밖으로 나온 조 사장은 세탁기 파손에 고의성이 있었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를 받았다”고만 답했다.


검찰은 이날 15시간가량의 조사에서 조 사장이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행사 당시 삼성전자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또한 세탁기 파손사건이 국내에 알려진 이후 LG전자가 해명성 보도자료를 내는 데 조 사장이 관여했는지 여부도 파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IFA) 기간 중 유럽 최대 양판점인 자툰(Saturn)사의 독일 베를린 유로파센터(Europacenter) 및 슈티글리츠(Steglitz) 매장에서 조 사장을 비롯한 LG전자 임원진이 삼성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매장에 진열된 제품 중 2대가 파손됐으며 LG전자 측에서는 2배인 4대 값을 변상했다. LG전자 측은 “고의성 없는 '품질테스트'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삼성전자 측은 “CC(폐쇄회로)TV를 추가로 확인한 결과 슈티글리츠 매장을 방문한 조 사장이 제품 도어 부분에 충격을 준 영상이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조 사장 등을 재물손괴 등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LG전자는 “통상적인 수준의 사용 환경 테스트일 뿐”이라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지난 12일 증거위조 및 명예훼손 등 혐의를 들어 맞고소했다.

조 사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 참석한 이후 조사를 받겠다며 출석을 거부해왔지만 출국금지를 당한 데 이어 지난 26일 LG전자 본사 등이 압수수색을 받자 검찰 소환에 응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결과와 증거물 분석을 토대로 조 사장을 비롯한 LG전자 임직원들이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고의 파손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사법처리 방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