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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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에 보험사들이 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혈안이다. 최근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국고채 수익률에도 타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부동산, 담보대출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부동산·항공기 담보대출 등 새 먹을거리 찾기 분주

그간 보험사들은 운용자산의 60% 정도를 국고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왔다.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최근 뚝뚝 떨어지는 자산운용수익률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자산운용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5%로 보험료적립금 평균이율 4.9%보다 0.4%포인트 낮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보험료 수입을 채권 등에 투자해 거둔 수익률이다. 올해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4% 이하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 보험사들이 대체투자처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고채 등 다른 투자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는 부동산이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글로벌 보험회사의 부동산 투자전략과 시사점’에서 미국 상업용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2011년 연간 13.76%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6월에는 9.86%로 1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이 해외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또한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운용 대상을 다각화할 수도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가장 공격적인 곳은 삼성생명.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뜨고 있는 중국 베이징의 핵심 상권에 지상 57층(16만7,500㎡)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세우고 있다. 오는 2016년 말 완공 예정이다. 1065억원 규모의 미국 워싱턴DC백악관 인근 빌딩을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 위치한 10층 규모의 ‘포르타 누오바 바레신’ 빌딩을 매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권 수익률보다 부동산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며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 운영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부동산펀드 목표 수익률이 7~8% 수준인 만큼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는 부연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화생명은 항공기 담보대출 투자에 나섰다. 효율적인 자금운용을 위해서다. 특수목적법인(SPC)에 300억원을 투자해 대한항공에 항공기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한화생명이 투자한 항공기를 오는 2021년까지 7년간 사용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항공기 담보대출 수익률은 5~6%대로 예상된다”며 “채권 수익률보다 높고, 부동산 투자에 비해 리스크가 낮아 안정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교보생명은 한화생명과 함께 이지스자산운용에서 조성한 펀드로 지난해 10월 독일 자산운용사 카남그룹으로부터 빌딩 3곳을 매입했다. 빌딩의 매입금액은 약 1조70억원에 달한다. 교보생명은 각 빌딩을 장기 임차계약으로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임차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삼성화재지난 2013년 4월 영국 런던 씨티지구 빌딩에 252억원을 투자했다. 현대해상은 독일 프랑크프루트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사무소 개설을 추진 중이다.

계열사 간 부동산 거래도 눈에 띈다. 롯데손해보험은 그룹 계열사 부동산에 투자했다. 지난해 12월 롯데손보는 캡스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캡스톤자산운용은 충남 천안, 전북 군산, 경북 포항, 부산 동래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2곳과 마트 3개점을 매수했다. 롯데쇼핑과 장기 임대차계약(20년)을 맺어 임대료 등을 재원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사회간접자본(SOC)도 대체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SOC사업 투자사례는 지하철 9호선이다. 지난해 10월 지하철 9호선의 주인은 맥쿼리에서 ‘서울시메트로9호선특별자산투자신탁’으로 바뀌었다. 이 펀드에는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생명, 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 신한생명,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부동산 매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운용은 결국 고객자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부진한 성적을 보여왔다”며 “특히 부동산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되면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될 가능성이 많아 반드시 장기적이고 보수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