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사진=뉴시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사진=뉴시스

이달 들어 가계대출이 2조5000억원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에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저점 매수를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 신용대출도 1조원 넘게 늘었다.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여파에 따라 이달부터 가계 빚 증가세가 가팔라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17일 기준 741조1027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738조5511억원) 대비 2조5516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영업일 기준으로 불과 13거래일 만에 전월 증가액(1조7992억원)을 뛰어넘었다. 신학기 이사수요 등으로 증가 폭이 컸던 지난 2월(3조931억원)보다 늘어날 것이란 우려다.

신용대출도 증가세다. 같은 기간(4월 1~17일) 주담대는 587조1823억원으로 전월(585조6805억원) 대비 1조5018억원 늘었다. 월말에는 전월 주담대 증가 규모(2조3198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102조6658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595억원 늘었다. 가계 신용대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였으나 이달 들어 다시 증가로 전환됐다.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지난 2월 토허제 해제 영향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 거래량은 5만698건으로 전월 대비 32.3% 증가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4743건)가 전월(3233건) 대비 46.7% 급증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DSR 3단계도 변수다. 스트레스 DSR 3단계에서는 은행권 및 2금융권 주담대와 신용대출, 기타대출에 1.5%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대출한도는 기존 대비 5000만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관세 전쟁에 증시 변동성이 커진 영향도 컸다. 실제 미국발 상호관세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5% 넘게 폭락했던 지난 7일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4929억원 급증했다. 은행 관계자는 "증시 급락에 대출 증가세가 늘면서 일 단위 모니터링을 시행하며 추이를 검토하고 있다"며 "토허제 여파에 대출이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