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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TV에서 ‘나 혼자 산다’, ‘냉장고를 부탁해’, ‘식샤를 합시다’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만큼 내용에 공감하는 시청자가 많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16조원이었던 싱글 가구 소비지출 규모가 오는 2030년에 19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말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중은 27.1%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 사람 4명중 1명은 혼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1990년에 9%에 불과하던 1인 가구는 결혼을 포기하거나 늦게 하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3배 가량 상승했다.
우리나라 전체 구성원별 가구 비중에서 1인 가구가 최대로 올라서는 측면도 주목해야 한다. 통계청은 연말 2인 가구 비중이 26.7%로 전체 가구 구성상 두 번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4인 이상 가구(24.9%), 3인 가구(21.3%) 등이 그 뒤를 따른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취업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로 인한 초혼연령의 상승과 이혼 증가를 꼽을 수 있다”며 “노년층의 1인 가구 증가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평균수명 상승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 라면은 지겹다, ‘밥’이 먹고싶다
혼자 사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은 ‘오늘 뭐 먹지?’다. 뜨끈한 된장찌개에 갖은 나물과 고기 반찬으로 구성된 7첩 반상을 매일 먹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직장인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그렇다고 매일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울 수는 없는 노릇.
이런 싱글남녀를 겨냥해 떠오르는 시장이 바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다. 가정간편식이란 기존의 인스턴트식품과 달리, 조리 즉시 냉장·냉동 보관한 것으로 데우기만 하면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식품을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0년 77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국내 라면시장 규모인 1조9700억원에 바짝 다가설 전망이다.
한슬기 연구원은 “1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을 살펴보면 주거비용 다음으로 높은 것이 식료품 및 음식비용으로 나타났다”며 “혼자서 밥을 해먹기 위해 음식의 재료를 사고, 다듬고, 음식을 조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단순히 데우거나 끓이는 과정만 거치면 음식이 되는 가정간편식을 이용하거나 외식을 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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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마트 |
◆ ‘가정간편식’ 전쟁, 편의점을 주목하라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자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2년 390여종이었던 간편식 종류를 지난해 600여종으로 50% 이상 늘렸고 프리미엄 간편식인 ‘싱글즈프라이드’를 런칭했다. 롯데마트도 간편식 전용매장을 50여개 늘리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가정간편식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멀리 있는 대형마트보다 가까이 있는 편의점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형마트의 평균 매출성장률은 –3.4%를 보인 반면 편의점은 8.7% 성장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백찬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BGF리테일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BGF리테일은 고마진 PB상품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현재 PB상품 다변화와 히트상품 출시를 통해 비중을 14% 수준에서 20% 후반까지 높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계열사의 탄탄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신세계푸드를 1인 가구 트렌드의 수혜주로 지목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의 PB브랜드인 ‘피코크’에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피코크’는 계열사 편의점인 위드미에서도 판매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피코크를 품질과 가격차별화를 통해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급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백 애널리스트는 “최근 신세계푸드는 가정간편식 종류를 확충하고 고급화 전략으로 유명 식당과 연계해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그룹 내 음식료 전략과 궤를 같이 해 계열사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유통채널로 매출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