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자기야~ 나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 한시간만 더 있다 들어갈게~”
요즘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끈 커플의 대화다. 네티즌들은 이별을 통보한 여자의 마음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추측컨대 여자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믿지 못해서 이별을 통보했을 것이다. 본인이 선택한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여자가 몰랐던 것이 있다면 어떨까. 사실 남자가 여자친구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면? 그렇다면 여자는 단 한시간의 불안감을 참지 못해 앞으로 있을 무수히 행복한 나날을 포기한 셈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어느 종목에 조그만 악재라도 터지면 투자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업황, 사업전망, 펀더멘털, 차트 등 온갖 자료를 비교하고 분석해서 고른 종목이지만 매몰차게 내버린다.
최근 급등했던 한미약품이 그렇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3월 한달간 111%라는 경이로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무려 12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오르는 동안 한미약품의 주주들은 쾌재를 불렀다.
한미약품의 강세는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자사가 개발한 면역질환 치료제를 상업화하는 데 힘을 합치기로 계약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건으로 한미약품은 계약금만 5000만달러를 받고 개발 성공 시 최대 6억9000만달러(약 7800억원)의 수익을 거머쥐게 됐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데 무수히 많은 난관이 있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엄청난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한 것.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비중은 26%에 육박하며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약품 4개를 팔면 1개는 온전히 연구개발비에 쓰는데 실적이 제대로 나올리 만무했다. 지난해 2분기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한 84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진한 성적표에 불안한 마음이 점점 커진 투자자들은 한미약품을 떠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30일 2분기 실적공시일로부터 4거래일 연속으로 주가는 하락했고 14%의 낙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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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와중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킨 투자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연구개발비 투자가 더 큰 실적을 낼 밑거름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결국 한미약품은 그들의 기나긴 기다림을 달콤한 과실로 보답했다.
위 커플의 대화에서 정말 현명한 여자라면 남자친구의 부탁을 흔쾌히 허락했을 것이다. 한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 멋진 꽃다발과 근사한 이벤트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명한 투자자가 좋은 종목을 만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