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가 선보인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통해 국내 결제시장은 또 한단계 진보했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플라스틱카드로 점철된 오프라인 결제시장에 이를 대체할 만한 강력한 수단이 나타나서다.

삼성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범용성’이다. 기존 모바일카드의 경우 결제단말기 보급문제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대형가맹점 위주로 제한됐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기술을 적용해 국내 90% 이상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즉, 소규모 동네 커피숍이나 미장원 등 어디서나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페이는 이 같은 편의성을 등에 업고 출시 이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카드가 지난 7월15일부터 8월19일까지 삼성페이 이용회원들의 결제패턴을 분석한 결과 재이용률이 86.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고객 10명 중 9명은 삼성페이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용하는 셈. 카드업계 역시 삼성페이의 등장에 한껏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간 모바일카드의 한계로 지목된 오프라인채널을 공략할 대안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페이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고 결제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우선 일부 카드의 경우 현장할인이 되는 카드를 선택해 삼성페이로 결제하더라도 제휴서비스가 적용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이에 카드사들은 해당카드의 할인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모바일카드가 아닌 플라스틱카드를 이용하라고 권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모바일결제를 이용할 경우 예기치 못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또 삼성페이가 일정궤도 위에 올라서더라도 예민한 소비자의 경우 할인혜택을 누리기 위해 다시 플라스틱카드를 손에 쥘 가능성이 크다.


아직 교통카드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점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조만간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자수첩] 삼성페이, 국민결제수단의 조건

삼성페이는 출시 이후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며 결제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삼성페이의 결제 편의성을 중심으로 모바일결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단점이 보완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판을 키우다간 결국 실패한 모바일페이 중 하나로 남을 수 있다. 급할수록 에워가라는 속담이 있다. 삼성페이가 조금 더디더라도 단점을 효율적으로 개선해 훗날 모바일결제시장 확대의 단초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