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엘니뇨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문제는 18년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는 엘니뇨 현상이 얼마나, 언제까지 더 심화될지 예상할 수 없다는 점. 엘니뇨란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화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수개월에 걸쳐 가뭄과 폭우와 같은 이상 기후를 유발하는 현상으로 미국과 호주 기상당국은 올해 초부터 주의보를 내린 상태다.
엘니뇨로 인한 현상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시작된 '슈퍼 엘니뇨'로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심한 가뭄과 폭염에 이어 때 아닌 물난리를 만났다. 올 여름 인도 남부에서는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됐지만 이에 대비하지 못해 사망자가 2000명이 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해양경제도 위협받고 있다. 산호초 백화현상으로 산호 몸속에 살던 공생 조류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 산호초가 파괴되면 이에 의존해 온 전세계 5억명 인구가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요즘 농산물 시장에는 가격 폭등이라는 빨간불이 켜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9월 전 세계 음식료 가격이 1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설탕과 유제품 가격 상승이 이 같은 현상을 주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상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엘니뇨 현상이 연말에도 정점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까지 그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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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 사진은 지난 여름 폭염을 피해 사원에서 쉬고 있는 파키스탄 국민들. /사진=뉴스1(AFP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