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 후 OO치킨브랜드로 창업한 김성공씨(가명). 그는 연일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김씨는 일 평균매출 100만원을 찍으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인생 2막을 보내고 있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를 오픈한 나망함씨(가명)는 요즘 입맛이 씁쓸하다. 나씨의 일 평균매출은 50만원도 채 안된다. 각각 비슷한 브랜드인지도, 유사한 상권특성, 비슷한 유동인구량을 지녔음에도 두사람의 매출은 왜 두배가량 차이가 나는 걸까. 

‘치킨 버블시대’가 왔다는 것은 바꿔 말해 브랜드 간 경쟁이 그만큼 치열함을 의미한다. 준비 없이 창업했다간 크게 손해를 보거나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소리다. 현재 국내 치킨브랜드 수는 500여개. 치킨전문점 창업을 생각한다면 각각 브랜드별 경쟁력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BBQ. /사진=머니투데이 DB
BBQ. /사진=머니투데이 DB
교촌치킨. /사진=머니투데이 DB
교촌치킨. /사진=머니투데이 DB

◆ 교촌치킨, 창업비용· 평균 매출액 모두 1위

지난 8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 등을 토대로 국내 주요 치킨브랜드의 창업비용과 평균매출, 고정비(로열티, 광고판촉비)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각 항목에 따라 브랜드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창업비용(가맹사업자 부담금)이 가장 많은 곳은 교촌치킨(1억288만원)으로, 2위인 BBQ(5906만원, 가맹타입별 합산 평균치, 공정위에 정보공개한 프리미엄카페는 2억1906만원)보다 2배가량 높았다. 이어 네네치킨(5073만원), 굽네치킨(4678만원), 또래오래(3235만원), 멕시카나(3080만원), 페리카나(3000만원), 처갓집양념치킨(2685만원), 호식이두마리치킨(1760만원) 등의 순이었다.

가맹점주의 평균매출은 교촌치킨이 가장 많았다. 교촌치킨의 평균매출액은 4억1946만원으로 3억5500만원인 BBQ를 앞질렀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이 3억2847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네네치킨(2억5145만원), 굽네치킨(2억3532만원), 멕시카나(1억5374만원), 처갓집양념치킨(1억3219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두 지표를 종합해 1위를 차지한 곳은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의 창업비용 대비 매출비율이 무려 1866%에 달했다. 굽네치킨이 503%로 2위를 차지했고 ▲멕시카나 499% ▲네네치킨 496% ▲처갓집양념치킨 492% ▲교촌치킨 408% 등의 순이었다.

가맹점을 오픈할 경우 고정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상표권 사용료)도 고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킨브랜드들이 원부자재대금에 로열티를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받아 로열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곳은 페리카나와 BBQ 등 2곳뿐. 페리카나는 부가세를 포함한 월 80만원을 로열티 명목으로 받고 BBQ는 점포 매출의 3.5%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킨브랜드들이 로열티 항목을 게재하지 않거나 ‘로열티 면제’ 혹은 ‘평생 없음’이라는 문구로 예비창업자를 유혹하지만 사실은 광고홍보비나 물류비 등의 명목으로 로열티를 받는다”며 “공식적으로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어떤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열티와 함께 상시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광고 및 판촉행사 분담금도 살펴봐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광고분담금은 상품, 가맹점 모집, 광고유형에 따라 비율이 달리 적용된다.

상품의 50%, 상품과 가맹점 모집의 25%가 일반적이다. BBQ와 호식이두마리치킨, 또래오래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처갓집양념통닭과 멕시카나는 상품의 50%, 상품과 가맹점 모집의 50%를 지불해야 한다. 페리카나는 유일하게 가맹점주에 대한 광고분담금을 받지 않는다. 반면 또래오래는 판촉비의 50%도 추가로 받는다.

판촉행사비용은 행사에 따라 상이했다. 교촌치킨은 개별행사의 경우 평균 1회 행사비 100만원 내외로 책정되며 본사에서 평균 3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네치킨. /사진=머니투데이 DB
네네치킨. /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머니투데이 DB

◆ ‘치킨집’ 열풍…시장의 한계라는 역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경쟁력과 매출, 원가 등을 비교해보고 모든 면에서 위험성이 낮은 브랜드를 골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점포 인근의 유동인구와 연령층, 경쟁점포는 얼마나 있는지, 메뉴의 차별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다음 위치를 잘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가정집보다는 사무실과 공장 주변에 들어서야 매장과 배달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창업비용은 최소 3000만원에서 2억원가량 들지만 특급상권에 들어가거나 대로변에 위치한 경우에는 금액이 더 올라간다. 인테리어비용은 따로다.

부자재비용과 원재료 수급 상황도 따져볼 부분. 치킨전문점 수익의 약 85%가 배달·포장 주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원가분석은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포장지 등으로 나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치킨창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또 다른 요소는 요리방법과 서비스다. 양념과 프라이드로 양분되던 치킨시장에 ‘간장소스’라는 새 모티브로 지각변동을 일으킨 교촌치킨이나 최초로 구운 치킨을 선보인 굽네치킨 등이 이를 잘 활용한 대표 브랜드다. 여기에 독특한 배달시스템, 매장 연출 등의 서비스와 점주의 마케팅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프랜차이즈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킨가게가 많이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라며 “포화상태에 달한 시장에서 얼마만큼 경쟁력을 갖고 차별화전략을 마련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결국 창업비용부터 고정비, 상권과 서비스 등 모든 것이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특별한 경쟁력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치킨집 사장님’. 그 이름은 화려해 보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