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수'

검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각수(67) 괴산군수의 선고 공판을 앞두고 변론재개를 신청, 추가 증거를 제출했다.


청주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선오)는 지난 16일 오후 2시부터 외식 프랜차이즈업체 J사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각수 군수에 대한 13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임 군수와의 만찬 일정 등이 기록된 J사 전 실장 김모(41)씨의 2013년·2014년 개인 업무수첩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 수첩에는 김씨가 회사와 관련된 주요 일정·업무내용을 기록한 내용이 담겼으며 지난해 2월19일 임 군수 측에 연락을 취한 내용, 같은 해 3월4일 첫번째 저녁식사 일정 등 내용이 기재돼 있다.

첫번째 일정을 연기한 내용도 담겨 있었고, 지난해 임 군수나 괴산군청 비서실 직원 등 공무원들과의 미팅 일정·협찬·업무관련 협의 일정 등도 기록돼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업무수첩이 J사 임원들이 임 군수와 만남을 추진했고, 실제로 1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하려 했던 계획을 뒷받침할 자료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1억원을 건넸다는 지난해 3월12일자 기록에는 임 군수 관련 내용이 없었다.


이 수첩은 이제까지 검찰의 압수수색과 수사·재판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았다가 J사 전 실장이 변론종결 이후 뒤늦게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J사 전 실장은 이 수첩을 부인의 차량에 보관해 왔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이를 놓고 검찰은 "사건의 핵심을 감추기 위해 별도로 보관했다가 변론이 종결된 뒤에야 본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밝히기 위해 제출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밖에도 J사 전 상무 김모(52)씨가 임 군수에게 건네기 위해 준비했다고 한 '1억원 홍삼박스'와 유사한 시제품을 증거로 제출했다. 당초 J사 전 상무는 홍삼박스에 1억원을 담았지만 정확히 어떤 박스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해 법정에서 주된 쟁점 중 하나였다.

다만 박스 덮개가 상자와 분리되는 것이었다고 진술해 추정만 가능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홍삼제품 중에는 이 같은 '덮개 분리형' 박스가 없었지만 검찰은 면세점 판매품 중 J사 전 상무의 진술과 상당히 유사한 박스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6일 오후 2시 열린다. 앞서 지난 2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임 군수에게 징역 12년에 벌금 2억원, 추징금 1억원을 구형했다.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 /자료사진=뉴스1DB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 /자료사진=뉴스1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