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Xiaomi)가 가전시장의 '핵'으로 부상했다.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품질에 깐깐한 한국 소비자를 사로잡은 것은 물론 신제품 발표 때마다 전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애플과 삼성 못지않은 브랜드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단순 보조배터리에 그쳤던 시장의 관심은 어느새 샤오미의 TV,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으로 번졌다. 국내 가전업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반면 유통업계에선 샤오미 모시기가 한창이다. ‘좁쌀의 혁명’ 샤오미가 불러올 '2016 산업지형도'는 어떤 모습일까.
◆'가성비'로 애플·삼성급 '관심'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디지털가전제품’, ‘베스트셀러 1위’, ‘인기검색어’….
올해 가전시장을 주름잡은 것은 삼성도 LG도 아니었다. 올 한해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샤오미.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12월8일까지 거래액 기준으로 오픈마켓 11번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디지털가전제품 3위에 샤오미 보조배터리가 올랐다. G마켓의 보조배터리, 건강측정계, 휴대용선풍기, 이어폰·블루투스·스피커분야에서도 검색어 상위권을 샤오미가 장악했다.
◆'가성비'로 애플·삼성급 '관심'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디지털가전제품’, ‘베스트셀러 1위’, ‘인기검색어’….
올해 가전시장을 주름잡은 것은 삼성도 LG도 아니었다. 올 한해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샤오미.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12월8일까지 거래액 기준으로 오픈마켓 11번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디지털가전제품 3위에 샤오미 보조배터리가 올랐다. G마켓의 보조배터리, 건강측정계, 휴대용선풍기, 이어폰·블루투스·스피커분야에서도 검색어 상위권을 샤오미가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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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샤오미 |
지난달 24일 샤오미가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홍미노트3’를 공개했을 땐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에 샤오미, 홍미노트3 등 관련 키워드가 올라 대중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뿐일까. 캐리어, 1인용 전동 스쿠터 등 신제품 출시 때마다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이 샤오미에 보인 관심은 비슷한 성능의 상품군에서는 나올 수 없는 파격적인 가격에서 비롯됐다. 메탈소재에 지문인식 기능을 갖춘 홍미노트3의 가격은 899위안(한화 약 16만원), 1인용 전동 스쿠터 ‘나인봇미니’는 1999위안(약 35만원), 60인치 스마트TV ‘미TV3’는 4999위안(약 88만원)이다. 경쟁사 동급제품의 반값 혹은 그 이하로 판매가격을 떨어뜨린 것이다.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까지 합쳐지며 대중이 갖고 있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데 성공했다. 샤오미를 소개할 때 흔히 붙던 ‘대륙의 실수’란 별명은 이제 흔한 말이 된지 오래다. 대신 ‘대륙의 실력’이란 말로 샤오미의 달라진 위상을 평가한다.
아직까지 샤오미는 국내에 정식진출하지 않은 상태. 총판 계약도 맺지 않아 해외직구의 형식, 즉 국내 구매대행업체나 수입업체들이 샤오미 본사가 아닌 현지에서 제품을 병행수입해 오는 방식으로 국내소비자들이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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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더 샤오미 부회장. /사진제공=미래부 |
하지만 이르면 올해 안에 샤오미의 제품이 국내 유통사를 통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서울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의 특별강연자로 방한한 샤오미의 공동창업자 류더 부회장은 “올해 안에 샤오미의 스마트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유통사 등 다양한 파트너사를 찾아 총판형태로 샤오미 제품 판매에 나선다는 것이다. 주력 품목은 스마트TV를 비롯한 가전 및 액세서리제품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2일에는 샤오미가 제조한 ‘미TV’(모델명 L40M2-AD)가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성 평가를 통과해 인증을 획득했다. 업계에선 내년 초 국내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의 샤프가 제조한 40인치 풀HD(1920×1080) 디스플레이를 갖췄으며 5000대 1의 명암비와 6ms 응답속도에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내장했다. 시판 중인 삼성전자, LG전자의 40인치대 TV 등과 기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전 직격탄, 유통 신호탄
샤오미 제품의 국내 시판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간의 ‘가성비’로 가늠했을 때 국내업체와는 큰 폭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고급화전략의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국내 중소형 TV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중소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경쟁으로 가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게 아니냔 위기감도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삼성과 LG 역시 중저가 모델의 경우 샤오미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형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샤오미의 돌풍이 거세지만 아직까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미TV의 진출을 경쟁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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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TV3. /사진제공=샤오미 |
그런가하면 유통업계에선 샤오미 모시기가 한창이다. 소비자 수요가 높다 보니 유통업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오픈마켓 11번가의 샤오미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500% 급증했다. 옥션은 지난 11월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기간 동안 해외직구상품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93% 급증했는데 특히 샤오미가 강세를 보였다. 나인봇미니는 4시간 만에 품절됐으며 홍미노트와 캐리어 역시 판매와 동시에 판매가 완료됐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도 샤오미의 덕을 톡톡히 봤다. 샤오미 관련 매출상품이 전년대비 10배가량 증가한 것.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정식 오프라인매장 없이 온라인 판매 정책을 펴고 있는 샤오미는 20~30대 젊은 고객층이 많은 소셜커머스에서 디자인과 가성비에 대한 만족감이 입소문을 통해 전해지며 열풍이라고 표현할 만큼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샤오미 광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샤오미를 둘러싼 국내 유통업체 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먼저 손을 쓴 것은 11번가. 11번가는 국내기업 최초로 샤오미와 상호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체결을 통해 샤오미 자회사, 계열사, 기술 및 영업제휴를 맺고 있는 협력사의 한국 진출에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G마켓 역시 홍미노트3 신제품 발표 당시 중국 현지로 임직원을 보냈을 만큼 샤오미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성비로 몸값을 높이고 있는 샤오미, ‘좁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류더 부회장은 방한 당시 “전세계 모든 젊은이들이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이 제품이 가져오는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샤오미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과거 소니와 삼성이 그랬던 것처럼 ‘짝퉁’ 이미지를 지우고 중국을 넘어 글로벌에서의 성공발판을 다질 수 있을지 '샤오미의 길'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