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중국 스모그'
황사와 달리 '중국발 스모그'는 계절을 따지지 않는다.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베이징 상공의 대기오염 물질이 21일 오후부터 바람을 타고 서해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면서 "22일에는 우리나라 전역이 중국발 (초)미세 먼지의 영향권에 들 전망"이라고 21일 밝혔다.
예보센터는 중국발 미세 먼지까지 겹치면서 오는 23일까지는 전국적으로 대기 질이 매우 나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예보센터는 "수도권을 포함한 서쪽 지방에서는 대기 질이 '매우 나쁨'(공기 ㎥당 미세 먼지 151㎍ 이상, 초미세 먼지 101㎍ 이상) 단계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에서는 스모그 현상으로 이달 들어서만 지난 7일과 18일 두 번이나 '적색 경보'(초미세 먼지 농도가 3일 이상 200㎍/㎥)가 발령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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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중국발 스모그' /자료사진=뉴시스 |
◆ 늘어가는 '초미세먼지 주의보'… 거꾸로 가는 '석탄화력발전소 정책'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다가 내려오는 직경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통상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또는 제조업·자동차 매연 등의 배출가스에서 나온다. 황사와 함께 넘어오는 미세먼지도 많지만, 한국 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다.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서울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총 6회(13일) 발령됐고, 초미세먼지 주의보 예비단계는 총 14회(27일) 발령됐다. 연중 초미세먼지의 순간 농도는 시간당 최대 112μg/m3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초미세먼지 일일 평균 권고 기준인 25μg/m3의 4.5배 에 달하는 수치였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 중에서도 입자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미터)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호흡기뿐만 아니라 피부를 통해 침투 할 수 있다. 세계질병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 연구에 의하면 2010년 한 해 초미세먼지 피해로 320만 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는 2013년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그렇다면 초미세먼지는 어디에서 주로 배출될까. 초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한국 내 석탄화력발전소의 초미세먼지 기여도는 비교적 적은 1차 배출량(3.4%) 때문에 과소평가돼 왔다.
하지만 실상은 석탄화력발전소가 2차 초미세먼지의 주범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에 대해 제대로 평가 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자동차·발전소·공장 등에서 직접 배출되는 먼지로 일반적으로 배출량을 산출 할 수 있는 먼지를 ‘1차 초미세먼지’ 라고 한다. 반면 공기 중에 배출된 대기오염물질 중 질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2차 생성물질이 ‘2차 초미세먼지’이다. 문제는 2차 초미세먼지는 그 양을 예측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통계 수치로 잘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하버드대학 다니엘 제이콥(Daniel Jacob)교수 연구팀과 함께 연구한 결과, 현재 국내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 오염 물질로 인해 매년 최대 1,600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현재 정부 계획대로 2021년까지 24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한다면 조기사망자 피해는 매년 최대 28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의 약 2배에 달하는 조기사망자가 석탄화력발전소 증설로 인해 늘어나는 셈이다.
전 세계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가고 있다. 미국은 2010년부터 187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해 왔고, 앞으로도 2020년까지 27%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도 10년 내 최대 1/3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할 예정이며, 독일은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40%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분야의 석탄소비감소를 의무화 했다.
중국은 2013년 ‘대기오염 방지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 까지 1차 에너지 총 소비량의 20%를 비화석연료로 대체할 계획이다. 그 결과 이번 세기 처음으로 2014년 석탄 소비량이 2.9% 감소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 감소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최근 늘어나는 탄소배출량으로 인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현재 운영중인 53기(26GW)의 석탄화력발전소 외에 24기(22GW)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세계는 초미세먼지 문제와 온실가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사용을 줄일 것을 국제사회에 약속하고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채택된 파리협정에 참여한 국가도 195개국이다. 물론 한국도 참여했다.
이번 회의를 참관한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그동안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거꾸로 간 측면이 많다. 협정을 지키겠다면 석탄발전소를 새로 짓거나 증설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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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중국발 스모그'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