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주 매수를 준비해야 할 때다. 국내 제약업체의 R&D(연구개발) 투자, M&A(인수합병)를 통한 다수의 파이프라인 구축이 제약주의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승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글로벌제약사들의 R&D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며 “국내제약사들은 한미약품의 연구성과에 고무돼 더욱 R&D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약사 인수로 기업가치 상승 기대

지난해는 제약주가 증시를 뜨겁게 달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업종이 89.24% 급등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한미약품이 고공행진하며 지난해 하반기 최대 관심주로 떠올랐다. 일부 외국계증권사들이 한미약품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국내증권사 대부분은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며 올해도 주가상승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진전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STOCK] M&A·R&D로 주가 약발 받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27일 독일의 글로벌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7억3000만달러(약 8600억원) 규모의 항암제 ‘HM61713’ 기술수출계약을 맺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해 12월21일 HM61713을 혁신치료제로 지정했다. FDA의 혁신치료제로 지정되면 우선 심사를 통해 임상2상 결과만으로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해진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현재 진행 중인 다국가 임상2상을 근거로 오는 2017년 다국가 허가를 낼 계획이다.
한미약품이 표적항암제의 일종인 BTK 저해제를 보유한 글로벌제약사들과 대규모 인수 건을 잇달아 성사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한미약품은 애브비의 210억달러(약 24조6400억원) 규모의 파마사이클릭스를 인수하고 1세대 BTK 저해제인 ‘임브루비카’를 손에 넣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70억달러(약 8조2200억원) 규모의 에이서타를 인수하고 ‘ACP-196’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이 일라이 릴리를 대상으로 6억9000만달러(약 8100억원) 규모의 ‘HM71224’ 개발 및 상업화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신약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열렸다.

유한양행의 주가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현금 3457억원을 활용해 유망 바이오벤처 지분투자와 R&D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면서 올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3월 앤솔테크에 45억원을 투자하고 15.5%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어 2012년 11월 한올바이오파마(295억원 투자) 지분 9.3%, 같은 해 12월 테라젠이텍스(200억원 투자) 지분 9.2%, 2014년 3월 엠지(99억원 투자) 지분 37.0%, 지난해 9월 바이오니아(100억원 투자) 지분 8.6%, 10월 코스온(150억원 투자) 지분 3.9%, 11월 제넥신(200억원 투자) 지분 3.0%를 차례대로 확보했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은 ▲엔솔테크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임상2b상 ▲펩트론 당뇨 치료제 임상2상 ▲바이오니아 고형암 치료제 ▲특발성폐섬유화증 치료제 ▲피부질환 치료제 전임상 ▲오스코텍 분자표적항암제 등 R&D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올해 관심주로 떠올랐다.


[STOCK] M&A·R&D로 주가 약발 받는다

◆R&D 통한 기술로 실적개선 기대
종근당은 CKD581, CKD519, CKD506, CKD504 기술수출계약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종근당은 올해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CKD581(HDAC 저해제) 임상1상 시험을 마무리한다. 경쟁제품 노바티스 패리닥(Farydak)에 비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19(CETP 저해제) 임상1상 시험도 올해 안에 완료하고 내년에 임상2상을 진행한다.

나아가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CKD506(HDAC6 저해제)의 전임상을 오는 2월에 완료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오는 2023년 출시를 목표로 유럽 임상1상을 진행한다. 또 헌팅턴신드롬 치료제 CKD504(HDAC6 저해제) 전임상을 올해 안에 완료하고 오는 2017년 임상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CKD504는 경쟁제품 테바 제나진(Xenazine) 대비 안전성과 유효성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이 회사는 연 매출액 650억원 규모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을 도입해 오는 2월 시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실적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R&D 가치가 부각돼 실적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큰 기대를 받는 것은 시벡스트로 및 슈가논 상용화와 DA-9801, DA-3880 등 후속 R&D부문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시벡스트로 급성 피부연조직 감염증 적응증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3분기 영국, 핀란드, 오스트리아, 덴마크에서 출시한 데 이어 4분기에는 싱가포르, 쿠웨이트, 칠레로 범위를 넓혔다. 또 올해 폐렴 적응증 다국가 임상3상이 종료돼 내년에 있을 폐렴 적응증 미국 FDA 및 유럽 EMA 허가가 기대된다. 시벡스트로 매출액 대비 판매로열티는 5~7% 수준으로 예상된다.

동아에스티는 천연물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DA-9801(부채마, 산약)의 미국 임상2상을 완료했다. 올 1분기 미국 임상3상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아라네스프(Aranesp) 바이오시밀러 DA-3880 유럽 임상1상을 완료했고 일본 파트너 SKK 일본 임상1상도 마무리했다. 앞으로 미국과 유럽 임상3상 공동개발 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7월 스티렌 약가가 추가인하(2015년 7월 70% 수준 약가 인하, 2016년 7월 54% 수준 약가 인하)되는 것도 동아에스티에 주목할 만한 이슈다. 또 동아에스티는 올해 스티렌 지속성 개량신약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 개발 신약 DPP-IV 저해제 계열 당뇨 치료제 슈가논과 도입신약 골다공증 치료제 테리본도 내놓을 예정이다. 박카스와 바이오의약품은 수출국가를 확대해 실적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노경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는 우려 속에 지난해 가장 뜨거웠던 제약·바이오 성장성을 향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한미약품을 필두로 국내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와 기술수출을 활발히 진행함에 따라 올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