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6.04포인트(0.32%) 오른 1918.57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서울 뉴스1 안은나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6.04포인트(0.32%) 오른 1918.57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서울 뉴스1 안은나 기자
떠났던 외국인투자자가 돌아왔다.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 훼손과 유럽은행 위기설 등으로 확대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또 국제유가의 추가 급락세가 제한적인 가운데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증시의 상승세도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다.
◆순매수로 복귀한 외국인투자자

지난 2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4포인트(0.32%) 오른 1918.57을 기록했다. 지난 18일(1908.84)부터 이날까지 9.73포인트(0.52%) 오른 수준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세다. 

지난 25일 외국인투자자는 22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또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동안 7조1730억원을 사들이고 6조8789억원을 팔면서 294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나타내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원화 약세임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이유는 무엇일까. 1차적인 이유는 달러화 약세에서 찾을 수 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9일 99.65에서 이달 25일 97.46로 3%의 약세를 보였다. 물론 원/달러 환율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 확산과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세 강화로 최근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19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여지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에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만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강화됐다. 대만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884.4만달러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또한 국제유가 급락과 함께 지난해 5조7000억원가량의 순매도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계 자금이탈도 둔화되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동계순매도 금액은 521억원으로 전월(8323억원) 대비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매수세 강화되는 수출주 관심

한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패턴이다. 지난해 8월 코스피의 반등을 이끌었던 것도 연기금을 필두로 한 기관이다. 당시 외국인의 현물매매는 매도우위였다. 그러나 선물시장에서는 달랐다. 당시 외국인은 7월 말부터 선물시장에서 매수세를 나타내기 시작해 10월까지 꾸준히 순매수를 유지하면서 국내기관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도한 바 있다.

현재 상황도 그때와 유사하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27일부터 매수세를 강화하기 시작해 지난 25일까지 누적순매수 규모가 3만6141계약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현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물론 섣불리 외국인 순매수 기조를 낙관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는 철강, 화학,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수출업종에 대한 관심 확대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도 “글로벌 정책 기대감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인의 주요 종목 별 수급을 보면 원자재 가격의 하방 형성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화학, 철강 업종과 원화의 약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대형 수출주(IT, 자동차)에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외국인의 수급 개선 기대와 원자재 가격 하방 형성 및 환율의 고점 형성 가능성을 염두에 둔 종목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