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회나무로는 ‘장진우 거리’라고도 불린다. 포토그래퍼부터 요식업에 이르기까지 다재다능한 재능을 뽐낸 그는 트렌드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냈고 그런 그의 매장들은 이태원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가게 중 하나가 됐다. 그런 장진우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이 최근 소격동에 둥지를 틀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가장 궁금한 것은 왜 소격동을 선택했을까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소격동 ‘장진우식당’은 국립현대미술관 등 갤러리와 미술관이 모여 있는 소격동의 특성을 살려 문화예술 전시가 가능한 식당이라는 기획 끝에 탄생했다.
실제로 미술관과 삼청동 사이에 위치해 주변 볼거리가 많다. 건물 3층에 위치한 매장의 삼면은 전면 유리로 돼 건너편 경복궁 경치가 한눈에 담긴다. 사계절의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프랑스에서 경력을 쌓고 서래마을의 빌라오띠모를 거친 헤드셰프가 총지휘를 맡는데 장진우 대표가 전체적 콘셉트부터 메뉴구성까지 함께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의 식재료에 서양(특히 이탈리아)의 조리법을 가미한 음식들을 선보이는 이곳은 전통과 현대 혹은 소격동과 장진우가 맞닿은 느낌이다. 음식에도 신경 썼지만 담아내는 모양새도 정갈하다. 정통 한정식은 아니나 군더더기 없는 접시에 담겨 나오는 음식들은 전체적으로 깨끗한 느낌을 준다.
특히 된장링귀니는 소고기 된장소스와 깻잎으로 맛을 냈다. 다진 쇠고기와 애호박, 양파 등의 야채를 넣고 된장을 기본으로 한 소스에 버터와 치즈를 가미한 파스타다. 묵직한 된장소스와 파스타는 생각보다 훨씬 산뜻하고 큼직하게 썰린 버섯과 두부가 씹는 재미를 더한다.

돼지고기 스튜와 리소토 누룽지는 모든 손님에게 사랑받는 메뉴. 스튜를 같이 나오는 누룽지 위에 얹어서 먹는다. 최상급 돼지고기인 이베리코 돼지 목살과 각종 야채들로 푹 끓여낸 스튜는 야채의 단맛이 우러나와 그 맛이 담백하고 바삭하게 구워낸 누룽지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봄을 맞아 색다른 메뉴를 원한다면 차돌박이 탈리아텔레를 추천한다. 부추를 갈아 넣은 크림소스가 고소한 차돌박이와 어우러져 신선한 맛을 낸다.


위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북악산 방향으로 200m 직진 후 건물 3층
메뉴 된장링귀니 1만8000원, 돼지고기스튜와 리소토 누룽지 2만7000원, 차돌박이 딸리아뗄레 1만8000원
영업시간 화~금 11:30~14:00/17:30~21:00(일·월요일 11:30-15:00/17:30-20:00, 토요일·공휴일 11:30-15:00/17:30-21:00)
전화 02-734-9100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