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대기업들은 생존 자체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격적인 M&A 및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늘리며 몸집을 불렸던 대기업들이 이제는 핵심만 남기구조조정을 단행하다.

최근 매각설에 휩싸인 제일기획 직원들 사이에는 '로금'과 관련된 찌라시가 돌기도 한다고 전졌다. 회사 측은 부인했지만 최근 삼성그룹의 구조정 의지가 강해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의 핵심 수뇌부 10여명은 제일기획·삼성카드 매각설 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는 바 없다", "모르겠다"며 일제히 함구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삼성이 올해에도 매각, 인수·합병(M&A) 같은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의 속도를 더 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적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판"이라며 "계열사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같은 작업을 올해 내내 끌지는 않고 최대한 일찍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대기업이 휘두르는 '구조조정'이라는 칼, 제대로 향하고 있는가.

업들은 왜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뽑았나

삼성그룹은 2014년위산업 부문을 한화그룹에 매각했고, 지난해에는 롯데그화학계열사를 팔.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전자·금융을 주축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전장사업부를 신설한 만큼 자동차 전자 장비 분야 강화를 위한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에서 인수한 회사들을 주력으로 정하고 제약, 자재, 광고업 등리했다.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낸 포스코 철강과 무관한 34개 법인을 정리했고, 올해도 35개 회사를 더 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자금난을 겪는 두산그룹도 공작기계와 방산 등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세점을 비롯한 유통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했다.


과거에 계열사 숫자가 곧 경쟁력이었지만, 저성과 경기가 고착화된 지금 시너지 없는 계열사는 큰 부담 수 있다. 때 비관련 다각화를 통서 몸집을 불는 것이 세계시장에서 통수 있는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핵심 량과 시너지, 혁신이 없으면 생존조차 하기 어려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어서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부실'에 따른 파급효과가 불황 때는 더 크게 미치는 만큼 기업들의 선제적 사업 재편은 더욱 가속화할 전이다.

'취업난' 해결 카드로 정치권에서 지적하는 '사내유보금'은 무엇인가

올해 국내 10대 그룹의 채용규모는 약 8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500명가량 줄었다. 삼성그룹은 10% 이상 줄어든 1만2000명가량을 뽑을 전망이고, 한화그룹과 한진그룹도 신규채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채용 확대 계획을 밝힌 것은 SK그룹과 GS그룹으로 합쳐서 600명 정도 다.

정부는 대30대 그룹으로 넓히면 신규 채용이 0.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불안한기 탓에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단체들을 겨냥해 "기업과 재벌은 금고에 700조원 이상씩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서 일자리 투자, 임금 소득 올리기에는 눈곱만큼도 안 쓴다"며 지적했다.

'사내유보'대차대조표의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합한 것을 말한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서 배당 등을 제외하고 남은 것이며, 자본잉여금은 액면가 초과 주식 발행 등 자본거래에서 생긴 차익이다. 즉, 사내유보금은 회계상 개념이라, 엄밀히 기업이 '쌓아둔 현금'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내유보금은 상당 이미 투자 등 경영 활동에 사용되고 있으나, 황으로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사내유보금이 쌓이고 있다. 다시 말해, 대기업이 누적된 유보이 많다는 것은 투자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입장은 세계 경기 불황으로 현금을 낭비할 수 없다 보니 투자는 위축되고, 사내유보금은 누적되는 것이다. 피 말리는 생존경쟁에 내몰린 상황에서 몸집을 축소해 무리한 투자는 줄이고, 사내유보금은 누적해 후일을 도모하고 내실을 다겠다는 것이 기업들이 내세우고 있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어차피 결론은 구조정?… 칼을 뽑았으면 제대로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진행하고 있는 계열사 간 지분 변동과 합병·분할 등의 구조조정은 사업 재편이나 경쟁력 제고보다는 '경영권 승계'에 욱 초점이 맞춰져 있어 문제라는 것이 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안이하게 여기는 태도에 개선이 필요하는 지적과 연결된다.

너럴일렉트릭(GE)의 금융 자회사인 GE과 가전  매각, 듀폰과 다우케미칼의 주요 사업매각 등이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 유는 자를 내고 있거나 오랜 기간에 걸쳐 사의 상징이 된 ·제품까지 과감히 포기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사업 재편이 신성장동력을 구축하기 위한 것인지,벌 3·4세들의 영역 나누기가 목적인지 명확히 구분지 않는다.


기업들의 주장처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전 국민경제 차의 충격 최소화를 고려하는 시장규율과 정책 조정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며, 기왕에 뽑은 칼(구조조정)이라면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그리고 확실하게 필요한 곳을 향해 휘둘러야 할 것이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