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업계 최초의 멀티레이블 체제 전환, 아이돌 유닛이 선보인 이례적인 음원 파워, 주요 음원 차트 1위 석권….
아이돌그룹 ‘블락비’ 소속사로 유명한 세븐시즌스에 최근 불어닥친 심상치 않은 변화다. 3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지닌 신생 엔터테인먼트업체의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한 주인공은 바로 김규욱 대표. 그는 음원 유통의 새 패러다임을 열어 세븐시즌스를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디어는 항상 변하기 때문에 핵심 열쇠는 콘텐츠를 보유한 자가 갖게 된다는 판단이 그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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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한별 기자 |
◆ 콘텐츠 확보 주력… ‘멀티 기업’
김 대표는 당초 미디어회사에서 영상 및 음반, 엔터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미디어전문가다. 엔터판에 발을 들인 계기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 트렌드와 콘텐츠에 민감한 일을 하다 보니 늘 미디어와 엔터사업의 경계에 놓여있었다.
“SNS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매스미디어가 아닌 개인미디어 중심의 미디어 생태계가 생기면 콘텐츠 중심의 다양한 비즈니스 전개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콘텐츠를 바탕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원천 콘텐츠를 제작·보유할 수 있는 사업이 핵심이라는 생각을 했죠.”
세븐시즌스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회사 설립 후 2년이 지났을 무렵이다. 김 대표는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회사를 ‘멀티레이블 체제’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멀티레이블은 기존 엔터사업에서 흔히 볼 수 없던 사업구조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블락비의 레이블인 세븐시즌스와 프로듀서 시모를 수장으로 한 힙합레이블 넥스트레벨, 싱어송라이터이자 자사 프로듀서들의 레이블인 KQ프로듀스 등 3개의 레이블을 본체인 KQ엔터테인먼트가 관리하는 방식이다. KQ엔터는 전반적인 경영과 레이블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각각의 레이블은 기획·A&R·음악프로듀스를 담당한다.
“우리 회사의 프로듀서, 아티스트, 스태프 등 구성원들의 성향과 강점을 고려했을 때 멀티레이블 구조가 사업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형태라고 판단했어요. 이는 아이돌그룹과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가 함께 가는 그림이기도 하죠. 각 장르의 장단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졌다고 할까요.”
변화는 곧 성과로 이어졌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쓰는 것은 물론 남다른 음원 파워를 자랑한다. 현재 국내 최대 음악서비스사이트인 M사의 TOP100 차트 안에 세븐시즌스 아티스트의 곡 6곡이 올라 있다. 또 지난해 블락비의 유닛인 바스타즈가 아이돌 유닛으로는 이례적으로 음원파워를 선보인 데 이어 블락비 멤버인 지코와 박경의 솔로곡이 나란히 주요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티스트와 프로듀서 간의 협업, 분야별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잘 어우러져 이뤄낸 성과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지코와 박경은 블락비라는 그룹에 속해 있지만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그룹 내에서와는 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개개인의 역량을 펼치며 활약해왔죠. 자사 또한 이러한 멤버 개인의 장점을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노력했어요. 기존에는 철저하게 기획하고 준비해서 나오는 아이돌이 음악시장의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철저히 뮤지션 중심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결국엔 소비자 니즈를 현장에서 파악하고 반영하는 시스템이 팬들에게 통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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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박문호 기자 |
◆ 사업 다각화 “글로벌시장 동시 공략”
김 대표는 이러한 엔터시스템을 기반으로 앞으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패션 쪽으로는 셀럽 패션브랜드와 협업하고 IT파트너사의 플랫폼과 세븐시즌스의 콘텐츠를 결합해 국내외 콘서트 및 이벤트 관련 새로운 사업모델도 구상 중이다.
“엔터시장에서 하나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시장의 중심이 될 콘텐츠를 확보하는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하죠.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팬들의 수요예측,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빠르면 내년 정도에 새로운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변화가 빠른 엔터산업의 특성상 제작에 차별화를 두고 콘텐츠와 파생사업들을 흡수한다면 본업과 함께 견조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계산이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시장 공략도 준비할 계획이다.
“아티스트의 개성과 음악성을 살려 생산한 콘텐츠를 가지고 국내를 넘어 일본과 중화권, 동남아시아시장에 네트워크를 형성할 생각이에요. 나아가 미주 및 유럽시장으로 진출하는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가 인터뷰 내내 반복해서 언급하는 콘텐츠, 즉 엔터는 문화다. 청소년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 문화이며, 해외에서 대한민국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단초역할을 하는 것 역시 문화라는 것이다. 김 대표가 진두에서 지휘하는 세븐시즌스가 엔터의 새로운 모델을 제안하며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