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더하기] 자동차 타고 달려온 '증강현실'

증강현실(增強現實, Augmented Reality)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보급되며 일반화된 용어 중 하나다. 증강(增強)은 수나 양을 늘려 더 강하게 하는 것이고, 현실(現實)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이나 상태다. 결국 ‘증강현실’이란 말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에다 여러 정보들이 더해진 행태를 뜻한다고 보면 된다. 현실에 없는 걸 보여주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는 다른 개념이다.
현실에 여러 정보를 더하려면 매개체가 필요하다. 눈에 보이는 장면과 그 장면을 인식하는 눈 사이에 무언가가 필요하단 얘기다. 우리가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건 스마트기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카메라를 통해 보여지는 현실에 여러 정보를 덮어씌워 보여준다. 최근엔 구글글라스 따위의 웨어러블(Wearable)기기까지 등장하며 증강현실은 생활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조금 더 현실적인 예로는 이케아(IKEA)의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가구를 사기 전에 증강현실 앱을 이용하면 실제 제품을 놓은 것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낑낑대고 들고 와서 조립까지 했는데 생각한 것과 다르다면 낭패다. 증강현실은 이런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다.


[이슈 더하기] 자동차 타고 달려온 '증강현실'


◆자동차 그리고 증강현실
자동차만큼 증강현실이 유용한 분야가 또 있을까. 프레임으로 둘러싸인 실내에 앉아 차를 몰아야 하니 일반적인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생기고 잘 모르는 동네를 제대로 찾아가려면 친절한 길안내도 필요하다. 게다가 고장이라도 나면 하나하나 뜯어서 확인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처음엔 굉장히 혁신적이고 신기한 장치였지만, 지금은 가장 기초적인 기술에 속한다. HUD는 속도나 길안내, 엔진 회전 수 같은 자동차의 여러 정보를 앞 유리에 표시해주는 장치다. 앞을 바라보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어 안전운전에 도움을 준다. 특허 출원도 그만큼 많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06~2015) 동안 자동차 HUD 관련 특허가 504건이나 된다.

◆자동차에 접목… 현대자동차, MINI, 재규어랜드로버


현대자동차도 증강현실 기술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도 증강현실 기술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4년 열린 CES에서 증강현실을 접목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비롯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및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현대차의 차세대 증강현실 HUD 시스템은 전방 도로 상황을 애니메이션으로 표시하고 전방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의 경보까지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웨어러블 기기와도 연동할 수 있어 갑작스레 차선을 벗어나면 운전자가 차고 있는 웨어러블 밴드에 진동으로 경고하는 식이다.

안경을 쓰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MINI의 증강현실
안경을 쓰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MINI의 증강현실


MINI는 지난해 미국 퀄컴(Qualcomm)사와 함께 개발한 증강현실 안경을 소개하기도 했다. 안경을 쓰고 운전하면 HUD의 기본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문짝이나 프레임 등 구조물에 가려진 곳을 투명하게 보이도록 해 안전운전을 돕기도 한다. 평행주차를 할 땐 바퀴를 비춰줘 도로 연석에 휠이 상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게 했다. 차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전송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디스커버리 스포츠 비전 콘셉트
디스커버리 스포츠 비전 콘셉트


재규어 랜드로버도 첨단 안전 기능을 증강현실을 통해 구현했다. 운전자가 평소처럼 앞유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합성 이미지가 눈 앞에 펼쳐진다. 가상의 자동차가 길안내를 맡으면 그 뒤를 따라가면 되고, 보행자나 다른 자동차와의 충돌이 예상되면 해당 위치에 주의 안내를 해주기도 한다. 랜드로버는 오프로드 주행시 보닛 후드에 가려 아래 지형이 보이지 않는 단점을 가상현실로 보완, 마치 엔진룸이 투명해진 듯 아래를 보며 운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이나비 X1 증강현실
아이나비 X1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증강현실이 접목되며 진화하고 있다. 팅크웨어는 블랙박스 카메라 기능을 활용해 증강현실을 구현한 아이나비 X1을 출시하며 큰 인기를 누렸고, 파인드라이브도 비슷한 기능을 담은 제품을 내놨다. 교차로나 골목 등 보다 입체적이고 정확한 길안내가 가능한데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안전 기능까지 더해져 운전 편의를 돕는 안전 파트너로 거듭났다.


[이슈 더하기] 자동차 타고 달려온 '증강현실'

◆ 증강현실로 안전 챙긴다
요즘엔 자율주행을 대비하며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2016 CES'에서 공개된 BMW의 i 비전 퓨쳐 인터렉션도 그 중 하나다. 이런 기능들은 주행환경에 맞춰 폭 넓은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 다양한 상황을 미리 전달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자율주행시 운전자 주의가 흩어질 수 있어서다.

여러 정보를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증강현실 기능. IT기술의 집합체가 된 자동차와 만나면서 운전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혁신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장비가 늘어나고 안전성이 검증될 경우 결국 자동차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증강현실과 접목된 안전기능은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