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가 슈퍼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고령친화산업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고령친화 8대산업(의약품·의료기기·식품·화장품·고령친화용품·요양·주거·여가)의 시장규모가 2012년 27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9조3000억원으로 43.4% 증가했다. 성장세는 점점 가팔라져 2020년에는 72조8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구매력을 갖춘 시니어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2016년 주목해야 할 신소비층
최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코바코)가 ‘2015 소비자행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2016년 주목해야 할 소비자로 액티브 시니어를 꼽았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지만 이들이 우리나라 전체 자산의 61%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코바코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액티브 시니어는 4명 중 1명꼴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으며 67%가 외모를 꾸미기 위해 돈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또 스마트기기 보유현황도 30%가 넘는 가운데 1년 이내 스마트기기 구입·교체 의향이 21%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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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사실 50대의 지출액은 이미 최고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실시한 결과 50대의 연간 지출액이 2703만원으로 40대(2910만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30대(2350만원)보다 353만원을 더 썼으며 30대 미만(1758만원)에 비해선 2배 이상 많은 소비를 한다.
고령친화 세부산업도 모두 성장세가 뚜렷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고령친화산업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문화·스포츠·여행관광산업 등 고령친화 여가산업시장 규모가 2012년 9조3034억원에서 연평균 13.8%씩 늘어 2020년에는 26조233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의약품(3조7791억원→9조7938억원) ▲의료기기(1조2438억원→3조2479억원) ▲식품(6조4016억원→17조6343억원) ▲화장품(6945억원→2조1690억원) ▲용품(1조6689억원→2조2907억원) ▲요양(2조9349억원→10조316억원) ▲주거(1조3546억원→1조4301억원) 등의 고령친화산업도 모두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도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유통업계, 건강식품·헬스케어로 ‘시선 끌기’
이마트는 최근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양식 6종을 출시했다. 해당 식품은 시니어들의 일일 영양소를 고려해 단백질·칼슘 등 필수섭취 영양소를 한층 강화했고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파우더, 젤리, 죽 등 3가지 형태로 구성했다.
또 시니어를 위해 52개 매장의 건강식품코너에 마련한 ‘시니어 MD존’을 앞으로 전지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위생용품, 혈압·혈당측정계 등 다양한 액티브 시니어 겨냥 상품군도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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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이마트 |
롯데마트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니어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직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해 업계 최초로 무역센터점에 홈 헬스케어매장인 ‘헬스테크’를 선보였다. 헬스테크는 ▲안마의자 ▲인바디 ▲손목보호장비 ▲발마사지 기기 등 실생활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상품을 모아놓은 편집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헬스테크의 월 매출은 7000만원가량으로 50~60대 고객이 65%의 매출비중을 차지한다”며 “앞으로 헬스테크 운영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G마켓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시니어 고객이 최근 본 상품을 다시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감안, 왼쪽 상단 목록을 클릭하면 최근 본 상품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서비스 중이다. 이와 함께 G마켓 상담원이 고객의 컴퓨터를 원격으로 제어해 문의 내역을 확인하는 ‘화면공유상담’ 서비스도 운영한다.
◆여행업계, 질 좋은 숙소·편의 제공에 중점
여행업계도 액티브 시니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판매 중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전체 해외여행 수요 중 50대 이상 시니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37.9%에서 지난해 45.4%로 성장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액티브 시니어들은 젊은 층에 비해 숙식의 퀄리티나 안전, 편의 등에 중점을 두고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편”이라며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고품격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시니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들을 디테일하게 갖춘 고품격브랜드 ‘다드림’ 상품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액티브 시니어만을 위한 특정상품을 내놓지는 않았다”면서도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안으로 이들이 선호하는 중국 상하이·베이징·백두산, 태국 방콕·파타야, 필리핀 마닐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다양한 패키지상품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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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삼성화재 |
◆보험업계, 고령·유병자보험 출시 줄이어
보험업계도 액티브 시니어에 주목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보험회사의 주고객층이 액티브 시니어가 속한 베이비붐세대(1955년생~1963년생)의 연령이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주요 공급상품은 베이비부머의 성장에 따라 ‘교육보험→종신보험→실손보험’ 순으로 트렌드가 변했다”며 “베이비부머가 60대로 접어든 지금은 고령·유병자 전용상품이 보험시장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화재(간편하게 건강하게), 현대해상(모두에게 간편한 건강보험), 동양생명(수호천사 시니어 보장플랜보험) 등 다수의 보험사가 시니어를 겨냥한 고령·유병자보험을 앞다퉈 선보였으며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별도상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이성철 강남대 실버산업학부 교수는 “액티브 시니어가 속한 베이비붐세대는 주력산업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아직 고령친화산업군이 따로 형성되지 않았지만 이들이 70대에 접어드는 7~8년 뒤에는 ‘모든 것, 모든 곳’에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산업과 콘텐츠가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