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 첩보기관들의 지하공작을 연구해온 프랑스 역사학자 모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코코 샤넬 등 유명 인사들의 당시 행적과 공작 등을 소상히 기록한 비밀기록 수천 점을 공개했다고 AP통신과 미러 등이 보도했다.
이 비밀 기록들은 나치 독일의 첩보기관 아프베어와 샤를 드골 장군이 이끌던 반독일 저항조직인 레지스탕스 첩보기관, 친독일 비시 정권 정보기관 등에서 나온 서한과 보고서, 사진 등으로 오랫동안 파리 교외 성곽에 보관되다 이번에 공개됐다.
이 가운데 샤넬에 대한 메모를 보면 귄터 폰 딩크라게 남작의 정부 겸 공작원이었으며 딩크라게 남작은 스페인 주재 독일대사관에 근무했던 선전전문가이자 첩보 요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돼 있다.
비밀 기록 관리를 책임진 관리자는 샤넬이 아프베어에 공작원으로 정식 등록된 사실도 드러났지만, 샤넬 자신이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샤넬의 창시자인 코코 샤넬이 나치 스파이라는 의혹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2011년 미국 언론인 핼 보건은 '적과의 동침, 코코 샤넬의 비밀전쟁'이라는 책에서 샤넬이 나치 선전선동 책임자로 실세였던 요제프 괴벨스의 최측근 딩크라게 남작의 구애와 회유로 스파이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샤넬은 조국을 지키려고 파리를 떠나지 않고 호텔에서 생활하다 독일군 장교와 사랑에 빠졌고, 전쟁이 끝나자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스위스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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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샤넬.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