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전 계열사의 책임경영에서 손을 뗀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주사인 CJ와 그룹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 등기이사에서 사퇴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22년간 유지한 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다만 회장직은 유지한다. 이 회장의 자리는 CJ와 CJ제일제당의 핵심 인력으로 대체됐다.


/사진=뉴시스 조상봉 기자
/사진=뉴시스 조상봉 기자

이 회장은 2013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후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 자리에서 차례로 사임했다. 2014년 CJ E&M·CJ오쇼핑·CJ CGV의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자 사임했고 지난해에도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네트웍스 등기이사에서 사퇴했다. CJ그룹은 “건강상의 문제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마지막 남은 2곳의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를 계기로 CJ의 후계구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12월 이 회장이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이 자녀와 조카에게 증여되면서 본격적인 경영승계 작업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비상장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가 상장할 경우 후계승계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어서다. 최근까지도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주회사인 CJ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오너의 경영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는 CJ그룹. 이 회장이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 놓으면서 장남 선호씨가 경영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또다른 CJ를 향한 밑그림이 그려질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