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종신보험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웠던 생명보험사들이 4월부터 마케팅 방향을 변액보험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낮은 수익률로 인기가 시들했지만 저금리로 갈 곳 없는 유동성자산이 변액보험을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미운오리새끼 신세였던 변액보험이 백조로 부활할 조짐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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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절판마케팅→ 변액보험 ‘턴’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교보·한화·미래에셋생명 등 생보사들이 4월부터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안팎으로 내릴 계획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 낼 곳이 마땅찮다는 판단에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는 5~10% 인상요인이 발생한다.

보험사별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3.0%인 예정이율을 2.75%로 인하한다. 아직 확정짓지 않았지만 한화생명도 3.0%에서 2.75%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소형보험사들 역시 비슷한 폭으로 예정이율을 낮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과 동부생명의 경우 예정이율을 3.25%에서 2.9%로 0.35%포인트 낮출 계획이다.


생보사들이 예정이율 조정에 나서면서 종신보험과 CI(치명적질병)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 일반 보장성보험료가 20~30%가량 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에 종신보험, CI보험 등 보장성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종신보험 판매에 주력했던 생보사들은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짜는 분위기다.

일단 각 보험사는 종신보험의 보험료 인상을 예고해 3월까지 절판마케팅을 벌인 후 4월부터 변액보험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점쳐진다. 변액보험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운용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성과를 나눠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월에 보험료가 인상될 예정이라 현재는 보험사마다 절판마케팅에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라며 “보통 절판마케팅 이후에는 줄어드는 판매량을 만회하기 위해 새 상품을 출시하는데 변액보험 위주로 마케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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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시대, 변액보험 부활하나 
변액보험은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일반 종신보험보다 예정이율이 0.25~0.5%포인트 높다. 이에 따라 4월 이후 변액보험은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10%가량 저렴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변액보험은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데다 투자한 펀드에서 수익이 날 경우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저금리시대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보험사로서도 이차 역마진 부담이 없어 유리하다. 게다가 변액보험은 특별계정으로 잡혀 원금손실에 대한 부담도 적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사업비 책정이 자유로워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며 “반면 저축성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이 1~2%대로 낮아지면서 시장에서 외면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저보증이율은 보험료 납입기간 동안 기준금리가 변해도 보장해주는 금리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3~5%대에서 최근 1%대까지 떨어졌다. 3%대였던 공시이율마저도 3월 이후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2%대로 조정했다.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이 하락하면서 저축성보험의 투자매력도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투자수익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변액보험은 아직 상품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생보사들이 종신보험이나 저축성보험보다도 변액보험에 집중하는 이유다.

실제 생보사들은 올 들어 변액보험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변액보험을 업그레이드해 시장에 내놓았다. 한화, 알리안츠, ING, 메트라이프, 현대라이프, 푸르덴셜생명 등이 변액보험을 잇따라 선보였고 미래에셋생명은 공격적인 변액보험 마케팅을 전개한다.


◆생보사마다 변액보험 차별화 전략

생보사들은 각자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이 수익률 관리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꿔 변액보험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생명은 MVP(Miraeasset Variable Portfolio)펀드로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라인업을 제공한다. 기존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알아서 펀드를 선택해 운용해야 하지만 MVP펀드는 보험사의 자산관리전문가가 금융소비자를 대신해 글로벌자산에 분산투자하고 분기별로 펀드를 재분배해준다. 미래에셋생명은 고객이 MVP펀드의 성과를 직접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펀드변경을 이용하도록 홈페이지 사이버창구에서 ‘1페이지 리포트’(1 Page Report)와 ‘펀드변경 가이드’ 등을 제공한다. 

알리안츠생명은 변액보험에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수익률 경쟁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변액보험의 경우 고객이 직접 펀드를 선택해야 하지만 이 상품은 자산을 운용해줄 운용사를 선택하는 점이 다르다. 6개 자산운용팀은 사전에 주어진 목표변동성 10%의 위험 수준 내에서 운용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자산을 운용한다.

ING생명이 3월 출시한 변액보험도 비슷한 형태다. 다만 가입고객은 자산운용방식을 ‘운용사경쟁형’과 ‘고객설계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운용사경쟁형은 국내 5대 자산운용사 간 경쟁을 통해 일임형으로 운용된다. 운용사경쟁형 고객은 각 회사 수익률을 비교한 뒤 자산운용사를 선택할 수 있다. 고객설계형은 16종의 국내 및 해외펀드를 고객 성향에 맞게 직접 선택·운용하는 방식이다.

한화생명이 지난 1월 출시한 변액보험은 사망보장에 7대 질병까지 보장한다. 수익률이 좋으면 보장금액을 증액해 지급하고 발병률이 높은 60세부터 80세까지 계약자적립금이 예정적립금보다 많은 경우에는 계약 시 약정한 7대 질병 진단자금에 5년마다 증액된 보험금을 더해 지급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