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전략 통했다… 현대증권 품은 KB금융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그룹이 선정됐다.

KB금융은 31일 (현대증권) 인수가 마무리되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 완성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통합증권사의 자본이 3조9000억원 수준이 뛰어 증권업계 3위에 오르게 된다. 또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와의 시너지 역시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KB투자증권만으로는 한계가 있던 그룹 내 금융투자부문은 비중과 역할이 대폭 확대됨으로써 사업을 다각화하고 수익기반 역시 다양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기업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WM) 사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상품 교차판매와 고객 마케팅 등 시너지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KB금융은 예상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번 인수·합병(M&A)은 인내와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결과"라며 "1등 금융그룹 위상 회복이라는 임직원들의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이어 “앞으로 국민의 자산증식과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혈맥이 되고 금융산업 발전의 새로운 토양을 만드는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B금융은 이번 현대증권 인수에 대해 상당히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은) 대한민국 투자문화를 바꾼 국내 대표 증권사이자 증권업의 전통 명가"라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우수한 직원들로 구성돼 있어 앞으로 KB금융이 부족했던 역량이 상당부분 보완되고 그룹 시너지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에서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KB금융이 지난번 LIG손해보험과 이번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대폭 확충하게 돼 그룹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제 KB금융그룹은 현대증권 인수가 완료되면 주요 금융영역에서 시장리더십을 확보하게 된다. 은행·증권·보험의 삼두마차 체제를 구축하게 되는 셈. 280만 현대증권의 고객을 포함 3500만에 이르는 KB금융의 고객기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08년 메릴린치를 인수해 그룹 내 WM과 CIB부문 수익비중을 10%에서 21%, 16%에서 38% 수준으로 각각 끌어올렸다. KB금융은 이처럼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성공모델을 참조해 한국형 유니버셜 뱅킹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중요성이 커지는 WM과 CIB분야를 특화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 금융산업의 역동성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시장의 성장정체로 금융업의 해외진출은 필수가 되었지만 그간 KB금융의 발걸음은 경쟁사에 비해 느렸다.

KB금융은 국내에서의 사업구조가 어느 정도 완성된 만큼 다음 단계를 위해 그룹의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해외시장에서의 성공은 국내보다 훨씬 어려운 만큼 현지화 전략, 자원과 인력 투자 계획 등 충분한 검토를 통해 준비하고, 기존 사업장에서도 자체 재정비 작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현대증권 인수는 KB금융의 발전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재도약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완성된 만큼 앞으로 KB가 추구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데 한층 더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