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굴지의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헬스케어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구 고령화, 부의 증가, 기술발달 등 다양한 환경요인에 힘입어 성장세가 가파른 시장이기 때문이다. 전체 글로벌 헬스케어시장 규모는 앞으로 연평균 6% 이상 성장해 2020년 6조5600억달러(약 750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대세 먹거리, 헬스케어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을 살펴봤다.
◆수천조 시장선점에 안간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시장은 2015~2020년 연평균 5.9% 성장해 2020년 시장규모가 1조달러(약 1154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헬스케어산업의 다른 축인 의료기기, 의료서비스시장은 6% 이상 성장해 각각 5600억달러(약 646조원), 5조달러(약 577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헬스케어시장도 낮은 의료비 비중과 빠른 고령화 진행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국가정책 차원에서 헬스케어산업 확대를 추진 중이어서 성장세에 탄력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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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
①삼성그룹: 2020년까지 1조2000억원 투자
삼성그룹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헬스케어산업을 꼽고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우선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의료기기사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인 결과물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5월 개방형 건강관리플랫폼 ‘삼성디지털헬스’를 공개하며 하드웨어플랫폼 심밴드(Simband)와 소프트웨어플랫폼 사미(SAMI)를 선보인 것.
삼성전자는 심밴드와 사미를 연계한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및 알고리즘 연구개발에 주력해 전세계 개발자, 의료기관 등 파트너와 함께 효과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 예방에도 활용할 수 있는 헬스케어서비스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기기에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S헬스’를 탑재해 실시간으로 환자의 건강상태를 수집,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당뇨 관리법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실시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32회 ‘KIMES 2016’(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에 참가해 ▲디지털 엑스레이 ▲이동형 엑스레이 ▲초음파기기 ▲동물용 체외진단기 ▲이동형 CT 등 새로운 의료기기를 대거 선보이며 헬스케어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의 바이오부문을 총괄한다. 2011~2018년 총 2조원을 투자해 3개의 공장을 가동할 예정인 이 회사는 제3공장까지 가동될 경우 생산능력이 36만ℓ에 달해 현재 1위인 스위스 론자(26만ℓ)를 제치고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제3공장까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매출 2조원 돌파와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4·5공장 증설투자 및 사업영역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②SK그룹: 매년 매출의 10~15% R&D에 투자
SK그룹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제약·바이오사업을 선정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을 늘리고 있다. 1993년 신약개발사업에 착수한 이후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구조 마련에도 꾸준히 노력한 것.
그 결과 2011년 지주회사 SK㈜의 사업조직을 분할해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을 출범하고 2014년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신약개발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이어 최근에는 원료의약품 생산을 전담하는 SK바이오텍을 지주사에 편입하면서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한편 2019년까지 701억원을 투자해 세종시에 원료의약품 전문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SK케미칼은 2000년 이후 연구개발(R&D)에 매출의 10~15%를 투자하는데 2014년에는 4000억원을 투자해 안동 백신공장과 혈액제 의약품을 생산하는 SK플라즈마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에는 수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또 다른 백신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 SK바이오팜(신약개발), SK바이오텍(원료의약품 생산), SK케미칼(백신·혈액제 개발)을 3대 축으로 제약·바이오사업에 상당한 투자금을 쏟아붓는 셈이다. 일부 계열사에선 괄목할 만한 성과도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재즈사에 기술 수출한 수면장애 관련 신약(SKL-N05)의 임상 3상 시험을 내년까지 완료한 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거쳐 2018년 신약을 시판할 계획이다.
또 SK케미칼은 2014년 세계에서 3번째(국내 최초)로 세포배양 독감백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세포배양 백신은 기존 유정란 백신 대비 생산 소요기간이 단축돼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력을 한층 강화한 기술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신약개발사업은 불확실성이 높고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어서 경영진의 강력한 확신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제약·바이오사업에 꾸준히 투자했고 그 성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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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명과학 광화문빌딩. /사진제공=LG생명과학 |
③LG그룹: 해외사업비중 60% 이상으로 확대
LG그룹은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을 통해 대사질환, 바이오의약품, 백신 등 3대 시장에 집중한다. 3대 전략제품군의 국내사업을 기반으로 해외사업을 본격육성해 현재 45% 수준인 해외사업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매출액 대비 15% 이상인 800억원 규모의 R&D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항혈전신약, 세포보호제 등의 혁신신약 개발과 바이오시밀러 상업화, 차세대 백신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차세대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으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바이오벤처기업과의 상생 등 국내 바이오산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④셀트리온: 미국·유럽서 연매출 3조원 기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한 분야에만 집중, 매년 매출의 10~15%를 R&D에 투자해 10여년 만에 대박을 터트린 기업이다. 지난 6일 대표제품인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미국 FDA의 판매허가를 받음에 따라 미국과 유럽에서만 연매출 3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