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플러싱의 재외투표소를 찾아 4·13총선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교회일보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플러싱의 재외투표소를 찾아 4·13총선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교회일보

차기 대권잠룡으로 꼽히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1980년대 외교부 공무원으로 미국 연수 중 당시 미국에서 망명생활 중이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관찰해 상부에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외교부가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년 만에 공개한 비밀해제 문서에 따르면 1985년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중이던 반기문 참사관(과장급)은 미국의 학계·법조계 인사들이 망명 중인 김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서한을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발송할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류병현 주미대사에게 보고했다.

반 사무총장의 보고 내용은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외교부 장관에게 까지 보고됐다.


당시 반 사무총장은 외교부 소속이지만 업무와는 관계없는 연수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본인의 의사에 따른 적극적인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시기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 신군부 정권의 대표적 공안조작사건인 내란음모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하다 1982년 말 신병치료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 생활을 하고 있었다.

외교문서 등에 따르면 당시 전두환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하게 감시했는데 반 사무총장 역시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연수생 신분임에도 적극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동정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반 사무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귀국 직전에도 관련 정보를 한차례 더 보고한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비밀문서는 외교부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이 가능하다.